[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앵커 : 오늘 코스피 지수가 1% 이상 하락했는데요. 가장 큰 원인은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새로운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실망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팔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업종들이 가장 많이 하락했나요?
기자 : 네, 오늘 국내증시 하락은 새벽부터 예정돼 있었습니다. 유럽에서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발표되면서 미국, 유럽 등 전세계 증시가 급락했었는데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난주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며 시장의 기대치를 높여놨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정작 오늘 새로운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면서 시장의 기대는 실망감으로 변했습니다.
국내 증시에도 실망감이 덮치면서 외국인들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약 650억~67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습니다. 외국인 매도로 가장 낙폭이 컸던 업종은 경기 민감주인 IT주들입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주식을 약 280억원 어치 팔았는데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각각 약 100억원 어치씩 순매도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두 종목은 각각 1.5%, 2.7% 하락했습니다. 국내 시총 1위인 삼성전자의 하락은 코스피 지수가 1.1% 하락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조선과 석유화학, 건설 등 에서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강했습니다. 특히 조선업종에서는 외국인이 현대중공업을 140억원 어치 팔면서 2.5% 하락했습니다.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외국인들이 약 27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면서 LG화학, SK이노베이션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외국인들이 건설주 매도로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 주가도 1~2% 하락했습니다.
앵커 :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기 시작하면 국내 증시는 강한 하락 압력을 받게 되는데요.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다음주에도 계속 될까요?
기자 : 정책 실망감으로 오늘 외국인들이 매도했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주 말부터 유럽 정책 기대감으로 외국인들은 약 2조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는데요. 이에 비해 오늘 외국인이 매도한 주식은 약 3% 수준에 불과합니다. 유럽 기대감이 사라졌음에도 외국인들은 아직 국내 주식을 무차별적으로 매도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기대감이 유럽 실망감을 상쇄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지난 FOMC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가능성을 남겨뒀습니다. 국제 경기가 나빠질수록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은 최근 지방정부에서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중국 정책 모멘텀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다음주 말에 중국에서 경기지표 발표 등 이벤트가 있는데요, 외국인들은 중국 경기의 바닥을 확인하기 전까지 국내 주식에 대해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에 대해서도 드라기 총재가 시장을 실망시켰지만 국채매입 계획 등을 밝히면서,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연기금 등 국내 기관들이 최근 매수를 시작했습니다. 이 덕분에 하방 경직성도 강해져 국내 증시가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졌습니다.
앵커 : 외국인이 추가적으로 국내 증시를 대량 매도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면, 다음주에는 어떤 종목들이 유망한가요?
기자: 증권업계는 역시 IT주를 꼽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부문은 최근 성장세가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가가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LG전자가 급등하면서 재조명받고 있는데요. LG전자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4위까지 올라갔다는 호재성 뉴스가 있었고 LG전자의 저가 스마트폰 정책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잘 들어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미국 경기가 3분기부터 바닥을 친다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매출도 꾸준히 늘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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