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블랙아웃(대규모 광역 정전사태) 발생 가능성이 점차 고조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예비전력을 확보하고 있다지만, 전력이 '주의' 단계까지 내려가는 등 전력공급은 정부의 기대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정부는 국민들에게 절전에 동참해 달라는 호소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7일 지식경제부·한국전력거래소·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국적인 폭염이 연일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주 중 이날 전력의 최대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34~36도를 웃돌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주 후반으로 갈수록 태풍의 영향을 받으며 더위가 수그러들 예정이다.
따라서 전력당국은 이번주 중 오늘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예비전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전력피크인 오후 2~3시 최대 전력수요가 7380만kW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올 들어 최대의 전력 사용량을 기록한 7429만kW로와 비슷한 수치다.
정부는 당초 이 같은 전력수급 애로상황을 예상했다. 낮은 전기요금과 전력 다소비형 산업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전력 사용량이 증가한 가운데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며 원전 가동마저 중지됐기 때문이다.
조업시간을 변경한 산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성수기에 집중된 여름휴가를 분산시키는 등 전력사용 집중화를 최대한 억제시켰다. 출입문을 연 채로 냉방기기를 가동하는 상점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경책도 썼다.
그럼에도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정부가 강구한 대책들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상황이 됐다.
당초 전력당국은 여름휴가가 집중되는 이번주에는 전력수요가 분산돼 안정적인 수급 상황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해 발생한 9.15 정전사태 이후 처음으로 '주의' 단계가 발령됐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33도 이상 폭염이 열흘째, 열대야가 6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심야에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가동한 에어컨을 끄지 않고 그대로 두는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라며 "예상 트렌드하고는 벗어난 전력수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전력피크시간대 냉방기 사용을 자제하는 등 전 국민이 절전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거듭된 대국민 절전 동참 요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연구원은 "폭염 속에서 국민들에게 더워도 참아달라는 식의 절전 호소는 한계가 있다"며 "2014년까지는 전력 상황이 어렵다고 하는데 전력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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