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가격인상을 자제했던 식품업계가 최근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17일 현재까지 라면, 맥주, 참치캔, 두유, 즉석밥, 음료수 등 거의 전 품목에 걸쳐 가격이 인상되자 업계는 반년 가까이 급등한 원부재료 가격과 인건비 등을 내부적으로 흡수해오면서 한계에 이르렀다고 해명했다.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은 하루에도 몇 개 품목씩 가격 인상 소식이 들리다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오르지 않은 품목이 뭐가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빠르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아직까지 가격 인상안을 발표하지 않은 품목은 소주와 제과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업계 모두 가격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어 조만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소주의 경우 지난달말 소주의 주요 원료인 주정 가격이 5.6% 인상돼 가격 인상의 명분도 확실하다. 지난 2008년에도 대선 전후로 주정 가격 인상에 맞춰 소주 가격을 올린 사례가 있다.
참이슬이나 처음처럼 같은 희석식 소주는 주정에 물을 섞어 생산하기 때문에 주정 가격이 제품 원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제과업계도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폭과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다만 누가 먼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를 두고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정부나 소비자도 어느 정도의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지난 한달 간 업계 1위 기업들이 연달아 제품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아직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일부 후발주자들이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유업계는 지난 5월 삼육식품이 평균 8%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후 이달 중순 정식품이 베지밀A,B 가격을 13.3% 인상했으며
매일유업(005990)과
남양유업(003920)은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유의 경우 지난해 10월 남양유업이 평균 7%, 올 2월 일동후디스가 평균 5.8% 가격을 올렸으며 매일유업만이 이전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음료제품은 칠성사이다, 코카콜라, 써니텐 등 대표 제품들이 가격을 인상했으며 동아오츠카, 웅진식품 등이 남아 있다.
조미료의 경우에는 CJ제일제당 다시다가 6.5% 오른 가운데
샘표식품(007540)은 간장 제품의 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선두 기업들의 가격 인상에 이어 후발주자들도 대거 인상 대열에 합류하는 분위기"라며 "지난달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대부분 주요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이뤄졌지만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가 하반기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를 대비해 가격 인상에 나서는 기업이 추가로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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