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누리 비례대표, 밀실공천 정황 추가로 드러나
정홍원 전 공천위원장, 심사직전 이상일 의원 만나 공천논의
2012-08-21 14:08:08 2012-08-21 14:18:25
[뉴스토마토 권순욱·김기성기자] 새누리당이 친박계 중심의 공천헌금 파문에 휩싸인 가운데 추가로 밀실공천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드러났다.
 
정홍원 전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이 4.11총선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공천위원장 임명장을 받은 직후 현 박근혜 대선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상일 의원(당시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만나 공천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만남을 목격한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정 전 위원장은 공천위원장에 임명된 후 이틀 뒤인 지난 2월4일 오후 2시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커피숍에 친박계 인사로 추정되는 중년남성과 함께 들어섰다.
 
이들이 자리를 잡은 지 30분가량이 흐른 2시30분쯤 이상일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정 위원장 일행에 합류했고, 이들 세 명은 20~30분정도 얘기를 더 나누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들 세 명이 대화를 나누는 중간 정 위원장과 이 논설위원을 알아본 새누리당 당직자가 다가와 악수를 나누는 장면도 목격됐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여권 관계자는 "정 위원장은 당직자가 악수를 건네자 주변에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고 약간 놀란 눈치였다"며 "특히 이 논설위원은 총선 출마설이 나도는 상황이어서, 그런 사람을 공천위원장이 만난다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당시 자리에 함께 있던 중년남성에 대해서는 "당 주변에서 많이 봤는데 정확히 누구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친박계 인사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실제 당시 당 안팎에서는 이 논설위원의 총선 출마설이 유력하게 나돌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언론계의 대표적 친박 인사라는 점에서 박 비대위원장이 그를 강하게 밀고 있다는 얘기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에 대해 정 전 위원장은 이 의원과의 만남을 인정하면서도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언론계 시각 같은 걸 자문 받으려고 20~30분 정도 (이 의원과) 만났다"며 "그때 이 의원은 비례대표 근처에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어떤 사람이든)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그 뒤에 우연히 (비례대표 공천으로) 연결이 됐다고 해서 만난 게 다 문제라고 하면 과거에 나랑 만난 사람이 수도 없이 있는데, 또 다른 사람을 만난 건 다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정 전 위원장은 특히 해명과정에서 "앞으로 공천의 방향을 잡을 때 어떤 게 참고가 될 만한 게 있는가 하는 얘기를 듣고자 했다"고 말해, 어떤 형태로든 사실상 공천에 관해 두 사람이 논의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또 자리에 함께 배석했던 남성에 대해 "내가 아는 사람"이라며 "그 사람을 통해 이 의원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공천심사를 주도하던 공천심사위원장으로서 당 안팎에서 총선 출마설이 유력하게 제기되던 특정 인사를 만난 것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못했다.
 
특히 이 의원의 경우 선대위 대변인에 임명되기 직전까지 논설위원으로 정치와 관련된 칼럼을 게재했을 뿐만 아니라, 정 전 위원장을 만나 공천과 관련된 자문을 해주고 정작 자신이 비례대표 8번으로 공천을 받아 당선되는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다.
 
이 의원은 현재 박근혜 후보 캠프의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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