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태풍피해를 입어 쓰러진 나무 외에 허가받지 않은 멀쩡한 나무까지 벌목해 이를 판매한 벌목업자가 산주인에게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수원지방법원 민사4단독 김성환 판사는 26일 산주인 조모씨 등이 벌목업자 서모씨와 벌목을 주선한 김모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조씨에게 모두 5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서씨는 산주인들 토지 가운데 쓰러지거나 부러진 나무들을 무단으로 반출·판매했다"며 "아무 피해가 없는 나무들까지 베어냄으로써 그 나무들의 전부 또는 일정 지분 소유자인 산주인들에게 입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서씨에게 벌목을 지시한 김씨와 이를 주선한 조씨 등에게도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서씨와 공동으로 산주인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김 판사는 "김씨 등은 서씨가 벌목할 때 곁에서 지켜보거나, 나무 위치를 잘 아는 사람을 보내 벌목 대상 나무들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줘서 서씨가 벌목하려는 토지 외에 태풍 피해가 없는 다른 땅에 있는 나무까지 베지 않는지 등을 감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김씨 등은 서씨에게 벌목을 지시하면서 베어낸 나무를 가져가도록 허락했다"며 "결과적으로 김씨 등은 서씨에게 스스로 벌목을 하라고 방치해 태풍 피해를 입지 않은 나무까지 베어 이를 무단으로 판매한 '불법행위'에 이르게 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선대묘소 근처의 나무들이 태풍 피해를 입어 부러지거나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 이를 벌목하기 위해 평소 알고지내던 김씨와 상의했다.
이에 김씨는 벌채 및 원목 판매 등의 일을 하던 서씨를 조씨에게 소개했고, 조씨는 2010년 12월 23일 관할청에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벌목하겠다'는 입목 벌채신고를 했다.
조씨 선대 묘소의 벌목 일을 맡은 서씨는 이틀간 벌목을 했는데, 그 중에는 태풍 피해로 쓰러진 것 외에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나무들까지 일부 포함되어 있었다.
서씨 등은 발목한 나무들 중 일부를 임의로 판매했고,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산주인 조씨 등은 "무단으로 베어간 나무들의 값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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