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진당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참여계의 8억원 빚은 통진당이 갚는 것으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펀드 상환일이 오는 31일로 다가온데다가 법률적으로 통진당이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빚을 상환한 이후 참여계와 민노계 간에 8억원을 놓고 법정다툼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유시민 전 공동대표와 백승우 전 사무부총장은 8억원의 부채 상환 문제로 온라인에서 격돌한 바 있다.
이 문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다루어질 예정이다.
이견을 빚고 있는 부분은 지난해 통합 당시 "2011년 11월에 보고된 내역을 기준으로 확인된 부채는 해당 주체가 해결한다. 보고된 내역 외에 추후 확인된 부채가 있는 경우는 해당 주체가 해결한다"는 부속합의문이다.
통합 당시 국민참여당은 8억원 가량의 순채무를 갖고 있었다. 이는 유 전 공동대표가 참여당 대표 시절 올해 8월31일까지 갚기로 하고 발행했던 펀드의 상환 금액이다.
하지만 통진당이 분당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통진당에 잔류하게 될 구 당권파에서 참여계 스스로 갚고 나가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즉 통진당 빚으로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아메리카노 논쟁'을 촉발했던 구 당권파인 백 전 부총장은 "참여당의 순부채 8억원에 대해 '4년간 매년 2억원씩 참여당 출신 인사들이 해결한다'고 합의하고 추후 공증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은 유 전 공동대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백 전 부총장은 또 "참여당 최고위원들이 약속대로 공증 등 법적 절차를 밟지 않아 참여당 펀드 상환 주체는 법률적으로는 통합진보당"이라고 말해 법률적으로는 통합진보당이 갚아야 하는 빚임을 시인했다. 그러나 정치적·도의적으로 유 전 공동대표가 책임을 지고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 전 공동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
유 전 공동대표는 "부채 관련 부속합의는 민주노동당에도 적용되는 것"이라며 "통합 당시 민노당 집행부는 '순채무'가 없다고 말했고, 그 말을 믿었다. 그래서 부속합의가 참여당에게만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합 당시에는 참여계만 채무가 있었는데, 민노계는 채무를 숨겨놨다는 이야기다. 그 규모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그래서 유 전 공동대표는 "참여당의 '순채무'는 참여당 출신 당원들끼리 특별당비를 모아 따로 갚는 반면, 민노당 시도당과 지역위 '순채무'는 출신을 가림이 없이 통합진보당의 모든 당원들이 내는 당비와 당이 받는 국고보조금으로 갚는다"며 "이것을 공평하고 합리적인 고통 분담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노당과 참여당의 채무는 정당법에 따라 통합진보당이 갚아야 한다"며 "참여당 펀드 채무도, 민노당 시도당과 지역위 채무도 모두 통합진보당이 갚아야 한다. 이것은 확정된 법률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현재 상황으로는 통진당이 8억원을 갚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통진당의 책임인데다가, 상환 날짜를 어기게 되면 정당으로서 신뢰 자체도 완벽하게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상환이 연기되는만큼 물어줘야 할 이자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에 상환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당 관계자는 "구 당권파도 30일 열리는 최고위에서 이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31일인 상환 기일을 넘기게 되면 추가로 발생하는 이자 등이 고스란히 통합진보당의 부담으로 전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총선에서 13석을 얻은 통진당은 19대 국회 임기 4년간 180여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의 국고보조금을 얻을 수 있게 된 동력이 유시민, 심상정, 노회찬 등 대중적인 정치인의 힘에 비롯됐다고 믿는 당원들은 8억원을 갚고 나가라는 구 당권파를 향해 비판을 퍼붓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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