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중 '스테로이드제' 치료로 '괴사' 발병.."국가유공자"
2012-09-09 09:00:00 2012-09-09 09: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군병원 입원 치료 중 투여된 스테로이드제 때문에 부대 복귀후 '좌측 대퇴골두 무혈성괴사'가 발생하고 훈련 등으로 증상이 악화돼 제대 직후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다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므로 국가유공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홍모씨(36)가 "군복무 중 얻은 병의 치료 후유증으로 병이 발생하고 훈련 등으로 증상이 악화됐는데도 국가유공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며 수원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국군병원에서 퇴원하기 이전에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원인적 위험인자인 스테로이드제 투여가 있었고, 퇴원 이후 부대에 복귀해 직무수행 및 교육훈련에 임하던 중 원인적 위험인자가 작용해 괴사가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과정으로 대퇴골두의 변형이 심해 제대 직후 인공고관절 치환술을 받아야 할 상태에 이르렀다면 원고의 군 복무 도중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괴사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한다"며 "같은 취지로 판결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홍씨는 1996년 10월 해병대에 입대해 취사병으로 근무하던 중 원인불명의 '양성 두개내압 항진증' 진단을 받고 국군병원에 입원한 뒤 스테로이드제 등 치료를 받은 뒤 자대에 복귀했으나 전역 두 달 전 왼쪽 고관절에 심한 통증을 느껴 진찰을 받은 결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진단을 받았다.
 
홍씨는 이후 증상이 심해져 전역 직후인 1999년 1월 병원에서 인공고관절 치환수술을 받은 뒤 "국군병원에서 투여된 스테로이드제로 괴사가 발생하고 과도한 훈련 등으로 증상이 악화돼 수술을 받았다"며 수원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다.
 
그러나 보훈지청은 "최초 발병된 '양성 두개내압 항진증'이 군복무로 발생했다는 증거가 없고 입원 치료 중 스테로이드제가 괴사의 발병 원인이 됐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며 유공자 등록을 거부했다. 이에 홍씨가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보훈지청의 손을 들어줬으나 2심 재판부는 "괴사가 군 복무기간 중 발병했고 괴사의 위험인자 중 하나가 스테로이드제인 점, 스테로이드제 투여 외에 홍씨에게 다른 발병원인이 없는 점, 군 복무 중 직무수행이 고관절에 상당한 무리를 준 점 등이 인정된다"며 "홍씨에 대한 국가유공자 요건비해당 결정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무혈성) 뼈 조직이 죽는(괴사) 질환으로 정확한 발병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으나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제 사용, 신장질환, 신장이나 심장 등의 장기 이식, AIDS 등이 발병원인으로 알려져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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