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IMF 경제 암흑기, 실업자가 넘쳐나던 시기. 경제 활동 연장에 한 줄기 희망이 되며 응시자가 몰려들었던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하지만 최근 부동산 침체와 함께 몇 년째 응시생이 급감하고 있다. 국민자격증 공인중개사는 옛 말이 됐다.
19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12년 23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원서접수 결과 총 7만4036명(2차 기준)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해 8만6179명에 이어 2년 연속 10만명을 넘지 못했다.
1985년 첫 시행된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은 1995년 8회 시험까지 연평균 5만1404명이 신청하며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외환위기 이후 취업난과 맞물리며 국민자격증으로 떠올랐다.
1997년 9회 자격시험에는 전년보다 65% 급증한 12만485명이 접수했다.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도입 이후 처음으로 10만명 이상이 접수했다.
이후 부동산시장 회복과 함께 2002년 26만5995명, 2003년 26만1153명, 2004년 23만9263명이 접수하며 공인중개사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2003년 이후 중개시장이 포화 상태로 치닫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래시장의 위축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응시생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서초구 방배동에 한 중개업자는 "시장 침체가 길어지며 먹거리가 없다보니 젊은 사람 중엔 대리운전같은 투잡을 하는 중개업자도 있다"고 털어놨다.
일부에서는 외환 위기 이후 급격히 증가했던 공인중개사의 수급 조정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중개업자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6월 현재 수도권 중개업자수는 약 5만2000여명. 반면 월평균 주택매매건수는 2만500여건. 산술적으로 두 달에 한 건의 주택매매계약도 못하고 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며 공인중개사 시험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협회 관계자는 "아파트 한 단지에 중개업소가 몇개인가, 시장 규모에 비해 중개업소가 너무 많다"며 "불황에 시장은 사양산업으로 가는데 응시생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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