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한화, 공장 현장투어 '치열한 신경전'
2012-09-19 18:12:41 2012-09-20 10:45:57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18일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커튼 뒤 또 다른 전쟁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SK이노베이션과 한화케미칼의 공장 완공식이 겹친 탓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충남 서산에서 전기차용 2차전지 공장 완공식이, 한화케미칼(009830)은 울산에서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 공장 증설 준공식이 있었다.
 
이날 공개한 두 공장은 양사의 모그룹이 설정한 새로운 미래성장 동력의 전략적 요충지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의미 또한 같았다.  
 
때문에 양사는 행사일 2주전부터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완공식 투어를 개최한다고 사전공지를 하며 언론의 관심을 독차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프레스투어 안내장을 보낸 곳은 한화케미칼. 지난 4일 한화케미칼이 울산 공장 증설 완공식 취재 안내 공문을 발송하자 이에 뒤질세라 SK이노베이션은 다음날 같은 내용의 안내장을 기자들에게 보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화케미칼 측은 부리나케 출입기자들에게 일일이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등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기업 덩치나 공장 주목도로 볼 때 전기차용 2차전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던 탓이다.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은 상대적으로 느긋함을, 이와 반대로 한화케미칼은 경쟁사를 의식하며 긴장했다는 게 취재진의 공통된 기류였다. 
 
더구나 이날 완공식에 참석하는 경영진의 면모를 봤을 때도 SK이노베이션의 압승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SK이노베이션에서는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한화케미칼에서는 방한홍 사장이 참석키로 했다.
 
여러 모로 SK이노베이션이 유리한 상황에서 공장 투어마저 겹치자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한화케미칼의 공장 투어 일정 소식을 접하고 의도적으로 공장 준공식 날짜를 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우연히 날짜가 겹친 것일 뿐이라며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 완공식 일정은 몇 달 전에 이미 계획했던 것"이라며 "우리 계획 때문에 한화케미칼에 조율하자고 양해를 구하기도 예의가 아닐 것 같아 예정대로 진행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완공식 전까지 취재기자단 유치를 위해 물밑 경쟁을 펼쳤던 양사의 신경전은 결국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SK이노베이션과 한화케미칼 공장 완공식에 각각 30여명의 취재진이 나란히 참석하며 언론의 대등한 주목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한편 한화케미칼 측은 공장투어 직후 "SK이노베이션과의 대결에서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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