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금리 장기화..은행 수익성 '빨간불'
2012-09-20 14:28:11 2012-09-20 18:58:32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국내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은행의 수익성 관리에 어려움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가계부채 상환 부담 등으로 저금리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평균 연 2.79%, 5년물 금리는 연 2.87%로 기준금리 연 3.00%을 밑돌고 있다.
 
2009년 경기개선과 2010년 금리 인상으로 소폭 반등했던 채권금리는 유로존 재정위기와 국내경제 둔화 우려로 하락세를 지속하다 최근에는 정책금리를 밑도는 기현상까지 벌어진 것이다.
 
저금리 현상의 직접적인 배경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중장기 채권 매수 확대 때문이다.
 
외국인의 중장기 국채 매수 규모는 지난 2008년 8조원에서 2010년 18조4000억원, 2011년 21조7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으며 올해 역시 지난 8월말까지 20조9000억원 사들였다.
 
또 공급 측면에서 정부의 재정건전화 방침과 조기상환으로 국고채 공급이 주춤해진 점도 저금리 기조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거시금융팀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된 가운데 한국경제의 건전성 개선 등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최근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 대외 신인도 개선으로 자금 유입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다 보니 예대금리 차이를 통한 이자수익 비중이 절대적인 은행들의 영업환경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금융감독원과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2009년 2.54%를 제외하고 2007년 3.39%, 2008년 3.06%, 2010년 2.91%, 2011년 2.85%로 하락세다.
 
올해 들어서도 1월 2.93%, 2월 2.92%, 3월 2.90%, 4월 2.88%, 5월 2.85%, 6월 2.84%, 7월 2.78%로 7개월째 내림세다
 
순이자마진(NIM)도 2007년 2.72%, 2008년 2.52%, 2009년 2.07%, 2010년 2.36%, 2011년 2.37%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2조2000억원으로 1년 전 5조5000억원에 비해 60%이상 급감했으며 전분기3조4000억원에 비해서도 30%이상 줄어들었다. 올해 순이익 역시 9조원으로 2011년 11조8000억원에 대비 30%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총 자산은 늘었지만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올해 총자산 순이익률도 0.5%를 밑돌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부실 가계대출에 대한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으라고 권고하면서 은행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경기침체로 부실채권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데 건전성 규제에 맞추려면 대손비용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지난 6월말 기준 1.49%인 부실채권 비율을 연말까지 1.3%로 낮춰야 한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손충당금은 이미 많이 쌓아놨기 때문에 부담이 크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가계부채와 경기침체 등 대내외적 영업환경 악화로 대출자산을 늘릴 형편도 안돼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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