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입찰에 참여한 건설공사의 설계심의 평가위원들을 감시해달라며 흥신소에 의뢰한 P건설 직원들에 대해 대법원이 사실상 유죄로 판결했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등 P건설 입찰정보수집 담당직원 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생활 조사 등을 업으로 하는 행위에 그런 행위를 의뢰하는 대향된 행위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거나 의뢰인의 관여행위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볼 수 없다"며 "사생활 조사 등을 업으로 하는 행위와 그 의뢰행위는 대향범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럼에도 사생활 조사 등을 업으로 하는 행위와 그 의뢰행위가 대향범의 관계에 있다고 보고 피고인들이 의뢰행위가 교사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본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대향범이란 상대방이 있어야만 이루어지는 범죄로 간통죄, 수뢰죄 등이 대향범에 속한다. 김씨 등 P건설 직원들이 흥신소 직원들에게 평가위원들을 감시해달라고 의뢰한 행위가 교사죄에 해당한다는 게 대법원 판결의 취지다.
김씨 등은 2010년 1월 P건설이 입찰에 참여한 '인천 송도 5·7공구 쓰레기 집하시설공사' 설계심의 평가위원들의 뒤를 캐달라며 흥신소에 의뢰하고, 이어 입찰에 참여한 '포항 영일만 외곽시설 축조공사', '영산강 하구둑 구조개선사업 3공구공사'의 설계심의 평가위원들에 대하 감시를 의뢰했다.
김씨 등은 1심에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교사' 혐의가 인정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흥신소 직원들은 벌금 300만원씩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김씨 등이 신용정보회사 등이 아닌 흥신소 직원들에게 특정인의 소재를 탐지하거나 사생활을 조사하도록 의뢰하는 행위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에 당연히 하나로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에 교사범이 성립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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