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삼성생명(032830)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은행들에게 자사의 보험 상품 수수료를 낮추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호준(민주통합당) 의원은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은행들이 지난 8월22일부터 삼성생명의 ‘(무) 삼성에이스 즉시연금 상품’에 대해서만 판매수수료를 90%에서 80%로 일괄적으로 변경했다"며 "이 과정에서 시중은행 방카슈랑스 담당자들이 대책을 함께 논의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삼성생명 측이 자사의 즉시연금 상품 판매수수료 인하를 요청하자 시중은행 방카슈랑스 담당 부장들이 은행연합회에서 모임을 갖고 삼성생명 측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들의 상품은 수수료 인하가 없었던 점으로 볼 때 삼성생명 측이 시장에서의 우월적 점유율을 앞세워 불공정 거래행위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 측은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시중은행에 수수료 지급기준 변경을 전달한 것일 뿐 어떤 협의나 불공정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은행이 갖는 지위는 독보적이기 때문에 보험사가 수수료 인하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해당 즉시연금은 전체 시장에서 60%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었고 삼성생명 측은 당시 은행별 물량 조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안다"며 정황을 설명했다.
은행들이 판매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삼성생명 측의 움직임을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보험사가 은행권에 지급한 전체 판매수수료가 한해 1조원에 육박하는 등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의 은행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중소 보험사들이 판매수수료 설정 과정에서 차별받지 않는 등 공정한 금융거래 관행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금융감독 당국과 공정거래감독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