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내곡동 대통령 사저 매입 의혹' 수사를 맡은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특검보 임명 등 준비 작업을 마치고 오는 16일 본격 수사에 착수한다.
특검팀은 지난 검찰 수사를 통해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법률적인 판단을 다시 하는데 중점을 두는 한편, 검찰 수사 당시 소환조사하지 않았던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의 소환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사실 확인보다는 법률적 판단에 집중할 듯
지난 8일 내곡동 사건과 관련해 '이 대통령 일가가 부담돼 기소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이 사건은 이미 사실관계가 다 드러나 있어 더 수사할 것도 없이 (법률적)판단의 문제만 남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최 지검장의 말처럼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당시 사저 부지 선정과정과 매입과정, 매입가격, 시형씨가 부담한 비용 등 수사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대부분 확보해놓은 상태다.
최 지검장이 "내곡동 사건은 형식적으로 보면 배임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한 것처럼 지난 6월 수사결과 발표에서도 검찰은 시형씨의 배임혐의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검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세무신고 기준으로 보면 시형씨가 6억원 정도의 이득을 본 것처럼 보인다"며 "감정가나 공시지가로 보면 6~8억원 정도의 차액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검찰은 시형씨가 소유하게 된 부지 지분에 대한 매매가액을 정함에 있어 사저 매입 실무자들이 지가상승 요인 등 주변시세를 감안한 나름의 기준으로 토지를 평가하고 매매금액을 배분했기 때문에 업무상배임죄의 임무위배 정도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내곡동 특검팀은 먼저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확보해놓은 자료들을 모두 받아 분석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이어 시형씨의 부지 지분 매매가액 결정과정에서 매입 실무자들과 시형씨에게 배임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특검팀은 실무자들이 시형씨가 수억원의 이득을 보도록 서로 공모했는지 여부와 이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이른바 '윗선'이 매입과정에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 시형씨 소환조사할까?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부지를 매도한 부동산 중개업자와 김인종 전 경호처장 등을 불러 소환조사했지만 시형씨를 부르지는 않았다.
검찰은 지난 4월 초 시형씨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된 소명서를 제출받은 뒤,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는 것으로 조사를 마무리했다.
당시 정치권과 법조계 일부에서는 시형씨가 이번 사저부지 매입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자신의 명의로 땅을 구입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에 비춰 볼 때 검찰이 시형씨를 소환하지 않은 것은 '봐주기 수사'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더군다나 시형씨가 검찰에 보낸 답변서는 A4용지 수 장에 불과한 아주 짧은 분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에도 부족했다.
당시 검찰은 "시형씨의 주장이 참고인들의 진술과 아귀가 맞아 부를 필요가 없었다"며 시형씨 소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특검팀이 수사 과정에서 시형씨의 혐의를 밝혀낼 경우, 시형씨를 직접 조사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이 시형씨를 소환하게 되면 특검팀은 시형씨가 사저 매입 과정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거래라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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