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의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한 가운데 16일(현지시간)에는 인텔과 IBM 주요 IT기업의 실적이 예고돼 있다.
이들 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인텔은 PC시장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실적전망 하향이 잇따르고 있는 반면, IBM은 체질개선을 통해 경쟁력이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다.
◇ 인텔, 저무는 PC시대에 지는 '별'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PC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잇따라 투자의견이 하향 조정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인텔의 주가는 전일대비 0.25%오른 21.73달러로 올해 들어 10%넘게 내린 것이다. 또 지난 9일에는 52주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주가 부진은 실적 악화 우려에 따른 것으로 3분기 인텔에 대한 월가 예상치는 지난해 3분기 주당 65센트에 비해 20%이상 낮은 주당 49센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 인텔의 매출 증가율도 4%로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매출 증가율은 평균 24%인 것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특히, 시장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인텔의 매출총이익률은 3분기 62%로 예상되는데 이는 2010년 하반기 67.5%를 기록한 뒤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매출총이익률이 하락 추세를 보였음에도 인텔이 이를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010년 애플의 아이패드 출시가 PC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는 사건일 수도 있었는데 인텔이 이를 감지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인텔이 새로운 PC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내놓은 '울트라북' 노트북 PC는 가격 경쟁력이 뒤떨어져 출하량이 예상보다 부진한 실정이며 윈도우 8출시에 따른 수혜도 기대에 못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파이퍼 제프레이의 거스 리처드 애널리스트는 "포스트 PC 시대가 도래했다"며 "태블릿이 PC를 잠식하면서 인텔의 120달러 중앙처리장치(CPU)는 25달러짜리 ARM홀딩스 CPU로 대체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패트릭 왕 에버코어 파트너 애널리스트는 "인텔이 영업을 해왔던 시장은 달라지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변화하고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IBM 실적, 4분기연속 예상치 '상회'..혁신 통해 시장 '개척'
반면, 인텔과 달리 IBM은 혁신과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IBM의 주가는 전일대비 1.13 달러, 0.54%오른 208.93달러였다. 지난 7월 연중 저점을 기록한 이후 14%넘게 상승한 것이다.
IBM은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시장기대에 부합하는 성적을 내놓았으며 올 2분기에도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순이익은 6%늘어난 39억달러를 기록했다.
올 3분기 역시 월가 예상치는 주당 순이익 3.61달러로 전년 3.51달러에 비해 10%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IBM의 이 같은 성과는 자기 혁신을 통한 변화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2000년대 초반 IBM은 중점사업을 서비스 분야로 전환하여 컨설팅,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비즈니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통합 솔루션기반 회사로 변신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브라질과 중국 등 성장시장을 주력으로 삼아 경쟁력을 키웠고 그 결과 지난해 성장시장에서만 11%에 달하는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IBM은 2015년까지 전체 매출중 ‘성장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이 현재 22%에서 30%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스티펠니콜라스 애널리스트는 "IBM은 성장시장을 비롯해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엔터프라이즈 등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가를 상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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