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고가 스마트폰 사용자가 3000여만명을 돌파했지만 가계통신비에는 단말기 할부금이 월 2000~5000원 수준으로 반영되는 등 통계청이 조사방식 오류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만우(새누리당) 의원은 23일 기획재정위원회 통계청 국정감사에서 "고가 스마트 폰 사용자가 3000여만명을 돌파했으나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통신비에는 단말기 구입비용이 월 2000~5000원으로 집계됐다"며 "내역을 확인해보니 통계청의 조사방식상 오류가 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만우 의원에 따르면 통계청이 지난 8월 19일 발표한 '2·4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가구당 통신비는 15만44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증가했다. 전체 소비지출 12개 항목 중 의류, 신발 등과 함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재 통계청이 집계하는 가구당 통신비는 통신서비스와 통신장비로 구분된다. 통신요금이나 인터넷 사용비 등이 포함된 통신서비스의 경우 올해 2분기에 14만8200원을 지출해 전체 통신비의 96%를 차지했다.
그러나 단말기 값에 해당하는 통신장비의 경우 6000원 수준으로 통신비 전체 금액의 약 4%에 불과했다.
이만우 의원은 "이는 출시되는 스마트폰이 90만원에서 100만원대를 호가하고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3000만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가입자들이 단말기 할부금으로 월 평균 2만원대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당통계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통신비 증가의 주원인을 전적으로 이동전화 통신사에 전가, 착시효과를 초래한다"며 "통신정책 수립에 있어 주 가격 관리요인을 통제하는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국내 대표적인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인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의 단말기 관련 영업이익은 4조19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대비 62%에 달하는 수준이나 가계통신비 상승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통신요금'이 주 이익기반인 이동통신사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 의원은 "통신요금체계의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따져 통계청의 통신서비스 비용과 장비비용의 집계 방식을 수정하고 현실화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의원은 통계 조사 방법상의 오류와 관련,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 조사대상 가구는 전자가계부에 단말의 '할부원금 총액'을 입력해야 하나 착오로 '월 할부금'만 입력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조사 대상자가 구입한 단말기 가격이 60만원일 경우, 전자가계부에 60만원을 입력해야 하지만 조사 방법에 대한 이해도 부족으로 요금고지서에 표기된 '월 할부금' 2만5000원을 입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통계 산정에 있어 근거수치의 오류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방법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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