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원자력발전소 정지는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련 소식을 전하던 기자들 사이에 우스갯소리처럼 나오는 이야기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만 원전 사고가 13번이나 발생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원전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올해는 유독 원전 정지부터 사고은폐, 납품비리, 마약복용 등 한수원 관련 이슈가 많았다.
이 때문에 19대 정기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이뤄지는 한수원 국감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한수원을 감사하는 지식경제위원회 의원들은 당초 지난 17일
한국전력(015760)·전력거래소·전기안전공사·발전사들과 함께 잡혔던 국감 일정에서 한수원만 따로 떼어 내 22일 단독 국감 일정을 짰다.
실제로 한수원 국감에서는 '한수원 자체 감사서 비리적발 건수 전무', '울진3·4호기 전열관 균열 느는데 오히려 안전기준 하향', 'IAEA와 월성1호기 보고서 사전협의 의혹' 등 한수원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폐쇄적인 한수원 조직 문화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정신나간 한수원', '파도 파도 계속 비리가 나오는 곳', '사후약방문' 등의 가감없는 질책도 이어졌다.
그러나 수많은 문제제기와 고성이 오가는 질책이 있었음에도, 결과적으로 이번 국감은 '별 게' 없었다는 것이 한수원 국감을 바라본 이들의 중론이다.
국감 후 한 지경위원 보좌관은 "그 동안 언론을 통해서 한수원의 여러가지 문제가 여러번 보도되다보니 의원들이 다양한 사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왠만한 내용은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한수원의 복잡다양한 문제는 조직의 폐쇄성에서 비롯됐다. 한수원 내부적으로 만연한 비밀주의로 인해 조직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고, 국민들에게는 '신비스러운' 곳으로 평가받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폐쇄성은 결국 소통불가로 이어졌고, 한수원이 어떠한 설명을 하더라도 불신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한수원은 부정과 비리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은 희망적이다.
"한수원이 변할 것이다. 확신한다. 조금만 지켜봐달라"는 한수원 고위 관계자의 말처럼 조금만 기다리면 될지 아직 신뢰하기 어렵지만, 변화에 대한 각오는 단단해 보인다.
한수원의 비리나 사고소식이 "또야?" 하는 지겨운 소식이 아닌 "아니 한수원이?"라는 새로운 소식, 놀라운 소식으로 전해지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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