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흡사 연애 같다. 한쪽의 끊임없는 구애와 도도한 다른 한쪽.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측은 지난달 19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출마 선언 이후 지속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해 왔다.
이에 안 후보를 비롯한 캠프 관계자들은 "단일화는 국민들이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기본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문 후보 측근 뿐만 아니라 문재인 후보도 꾸준히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직접적으로 단일화에 대한 언급을 늦추지 않는 등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13일 대학언론인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안 후보가 민주당에 들어와 경쟁해 단일화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며, 지난 15일 제3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국민들이) 단일화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실 것"이라고 밝혀 단일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말이 맞는걸까.
영원히 가까워질 것 같지 않던 후보 단일화론의 간극이 단일화가 제기된 초반과 비교해 다소 좁혀진 상태다.
정권교체와 정치쇄신의 과제를 위해 국민이 단일화 과정을 만들어주면 이겨서 국민의 뜻을 받드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안 캠프의 답변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다음달 10일 정책공약집을 발표한 후 단일화를 논의하겠다는 나름 구체적인 시기도 언급된 상태다.
'각자 노력할 때', '입당론과 같은 단일화를 제기한 것은 성급했다' 등으로 단일화에 대한 논의 자체를 거부했던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여전히 후보등록일(11월25일) 이전에 단일화를 해야하는데 시간이 없다며 단일화 논의를 촉구하고 있는 민주당 측과 달리 안 캠프는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전제 하에 "시기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어 민주당의 애를 태우고 있다.
안 캠프의 송호창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31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시기와 방법이 아니라 내용과 함께 이후 미래비전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정말 중요한 때"라며 "시점을 정확히 못박고 언제 이후에 논의하겠다고 얘기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정책공약집 발표 후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데 대한 반박이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는 후보자 등록 이틀 전에 단일화 발표를 한 적도 있어 단일화라는 것이 예상치 못한 순간 순식간에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는 여론도 있지만 한달째 구애를 해 온 민주당은 애가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직도 안 후보와 문 후보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