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농심(004370)이 15년간의 삼다수 판매를 중단하고 새로운 샘물 브랜드를 내놓겠다고 나서 동일하게 백두산 물을 활용하는
롯데칠성(005300)음료와의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롯데칠성은 내년 3월 '백두산 하늘샘' 제품을 정식 발매할 예정으로 농심의 이 같은 행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된 형국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연간 매출액의 10%에 달하는 삼다수를 잃은 만큼 새 브랜드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롯데칠성 측은 "당초 지난달 3일 제품을 시범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확실한 준비를 갖춰 내년 출시를 결정했다"며 "단지 공개 시기만을 늦췄을 뿐 마케팅 계획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앞서 롯데칠성은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백두산 샘물을 만들어 판매해 현재 17% 수준인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생수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창바이현의 샘물 공장을 인수해 연간 1만4000톤의 생수를 만들 수 있는 설비를 갖췄고 내년 2월까지 10만톤을 생산하도록 확충할 계획이다.
하지만 농심의 계획대로 이르면 다음달 생수 제품이 국내에 판매된다면 '국내 첫 백두산 물'이란 롯데칠성의 제품 콘셉트는 뒤로 밀리게 된다.
이미 지난 2010년 농심은 중국 길림성에 샘물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농심 중국법인을 통해 현지에서 '백산수'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한상사중재원이 삼다수 계약 기간을 다음달 14일로 결정하자 농심은 바로 이 제품을 국내에 출시할 수 있도록 브랜드명 결정 등 세부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어느 제품이 먼저 선보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모든 제품이 그렇듯이 출시 후 시장에 어떻게 정착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농심은 현재 전체적인 커피 제품군에 관해 출시를 검토하고 있으며 기존 커피에 건강 기능성을 더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농심은 생수에 이어 국내 커피 시장에서 '칸타타' 브랜드로 대표되는 롯데칠성의 제품과도 맞붙게 된다.
커피 시장에서 롯데칠성은 캔 커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레쓰비' 등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칸타타 스틱커피'는 비록 AC닐슨 조사 기준 1%대의 낮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마케팅을 강화하며 판매량 늘리기에 나섰다.
한편 이번 농심의 커피 시장 진출의 배경과 출시 이후의 성공 여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에서 사활을 걸고 마케팅을 집중해 시장에 나오지 않는 이상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벤조피렌 라면 등 최근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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