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애플을 등에 업고 선전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18%포인트 가까이 격차를 벌리며 점유율 1위로 올라선 것.
특히 4분기 절반에 가까운 48.8%까지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는 것을 비롯해 내년에는 애플에서만 1조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마저 나온다.
21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태블릿PC용 패널(9.4~10.6인치) 부문에서 44.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6.1%에 그친 삼성디스플레이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2분기만 하더라도 각각 30.6%, 33.1%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삼성디스플레이(1분기 53%, 2분기 39.4%)에 뒤졌지만, 3분기부터는 전세를 역전시켰다.
추월의 주된 요인은 애플 아이패드용 9.7인치 패널 출하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란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 9.7인치 패널 부문에서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출하량은 1213만4000대였던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94만9000대에 그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만 하더라도 740만대를 출하하며 LG디스플레이(476만8000대)를 압도했으나 2분기 799만5000대로 정점을 찍은 뒤 3분기 들어 절반 이상 생산량이 급감하며 LG디스플레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노트10.1에 공급되는 10.1인치를 대폭 늘리며 이를 상쇄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애플의 공백은 분명 타격이 됐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특허전의 여파가 삼성디스플레이까지 미친 탓이다.
업계는 더불어 4분기와 내년 역시 애플 아이패드용 패널 부문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4분기 9.7인치 패널 출하량을 각각 1160만대, 220만대로 전망했다. 또 내년 1분기에는 LG디스플레이 725만대, 삼성디플레이 240만대 등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도 애플에 대한 LG디스플레이의 공급량이 올해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애플에서 거둬들일 영업이익을 8000억원에서 1조원 규모로 예상하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애플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가격 대응 능력이 낫다"고 평가하며 "애플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올해 연평균 매출의 20%, 연말 기준으로는 2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애플에서만 8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아이패드 점유율이 53%, 내년에는 55%로 예상된다"면서 "내년 애플과의 비즈니스에서만 1조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치를 높였다.
삼성과 애플의 '싸움'에 LG디스플레이만 모나지 않게 반사이익을 거두며 미소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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