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지난해 말 전국 매입임대주택사업자 수가 3만9326명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난 지속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매임임대 주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비 투입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매입임대 사업은 수도권과 지방 도시의 기존 다가구 주택(빌라)을 LH가 통째로 매입, 개보수 후 인근 전세시세의 30% 수준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지난 2004년부터 시작돼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강남권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이곳을 중심으로 미임대 주택이 늘고 있어 수요 예측을 통한 균형 공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매년말 기준) 집계된 전국 매입임대주택사업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7년 3만1380명에서 지난해 3만9,326명으로 25.3% 증가했다.
이는 사상최대치 기록으로 지역별로 수도권이 2만471명에서 2만7388명으로 33%이상 급등했고 지방은 1만909명에서 1만1938명으로 사업자가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수도권 사업자가 급증했다. 2007년 말 2만471명, 2010년 말 2만2289명 수준 이었던 수도권 내 사업자는 지난해 말 2만7388명으로 무려 5099명이나 증가했다. 이는 전국 매입임대사업자 10명 중 7명에 달하는 수치다.
이 같은 수도권 급증 현상은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임대주택 사업자 세제지원 혜택이 수도권에 집중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임대사업자 등록 가능 가구 수가 3~5가구 이상에서 1가구 이상으로 변경됐고 사업기간 역시 7~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됐다.
또 면적제한이 전용 85㎡이하에서 149㎡이하로, 취득가액은 3~6억원 이하에서 6억원 이하로 조정됐다.
◇소형비율 85% 이상
매입임대 주택 면적 역시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소형 면적이 주를 이뤘다.
지난 해 말 기준 매입임대사업자들이 임대사업용으로 등록(사용)한 주택을 면적별로 분석해 보면 85.6%가 전용면적 60㎡이하로 집계된다. 임대사업 역시 실수요층이 두터운 소형이 대세인 것.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지역 내 매입임대주택 중 소형비율이 91.1%(1만3762가구 중 1만2541가구)로 가장 높았고 서울과 경기는 각각 82.5%와 83.7%로 전국 평균(85.6%)보다는 낮게 집계됐다.
지방에서는 충청북도의 소형 매입임대주택 비율이 94.4%(1만2120가구 중 1만1446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도(93.5%)와 경상북도(92.5%), 부산광역시(92.1%), 대전광역시(90.2%) 등도 소형비율이 9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올 4월부터 사실상 주거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오피스텔도 매입임대주택 등록이 가능(전용85㎡이하)해 지면서 당분간 매입임대주택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리서치 팀장은 "매입임대주택 사업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MB정부 임기 내내 나타난 전월세 등 임대차시장 불안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완화 등 지원이 시기적으로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매매시장 침체와 전월세 선호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매입임대주택 사업 여건이 과거보다 개선된 점도 임대사업자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인지역 미임대 발생..사업 균형, 홍보 필요
반면 일각에서는 사업의 취지를 떠나 수요가 많은 지역 선택에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수도권에 전월세 수요가 많지만 매입임대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올 10월 현재 매입임대 주택 미임대로 발생한 누적 적자가 720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LH는 2004년 사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모두 3조1770억원이 투입해 4만146가구를 매입했다. 이중 임대된 가구는 3만4309가구(10월 현재)로 5737가구가 임대되지 않았다. 미임대율은 2005년 10.9%에서 지난해 33.1%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전세난이 심각한 수도권(서울 1157가구, 경기 1477가구, 인천 589가구)에만 3193가구가 미임대 상태로 남아 있다. 이는 전체 미임대 가구의 55.6%에 해당된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전국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비싼 강남3구에서 1446가구나 매입해 과연 사업이 저소득층 수요에 맞춘 것인지 의구심이 생긴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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