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거버넌스 개선 약속한 박근혜..실천의지는?
"망 중립, 표현의 자유 지지" 눈길..셧다운제에는 입 다물어
2012-12-05 16:56:18 2012-12-05 16:58:12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공영방송 거버넌스 개선의 필요성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다'는 세부안을 제시하는 대신 공론장을 만든 다음 논의결과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언급에 그쳐 실천의지에는 여전히 물음표를 남게 했다.
 
박 후보측 윤창번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본부 방송통신추진단장은 5일 '국회 ICT 포럼'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방송, 인터넷, 게임 등 언론관련 공약을 종합적으로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는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의 ICT 공약에 대해 학계와 업계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으며 박 후보의 언론관련 공약은 ICT 정책의 각론으로 제시됐다.
 
◇“방송 공공성·산업성 두 마리 토끼 잡겠다”..각론은?
 
방송관련 공약과 관련해 윤 단장은 "방송 공공성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확 바꿔야 한다"며 "공영방송 이사회는 우리 사회 다원성을 균형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하고 공영방송 사장 선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사회적 공론장을 마련해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실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료방송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단장은 "미디어 산업을 키우고 미디어 융합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네트워크별로 분산돼 있는 유료방송 법체계를 일원화 하고 더 나아가 방송법, IPTV법, 통신관련 법체계를 통합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단장이 소개한 공영방송 정책은 박 후보가 지난 10월 공영방송 정책과 관련해 발언한 내용을 되풀이한 것이다.
 
박 후보는 당시 ICT 대연합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심도 있게 논의할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 실천하겠다. 공영방송 이사회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균형 있게 반영하고, 공영방송 사장 선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언급, 정책이 빈약하단 비판을 받았다.
 
◇‘망·플랫폼 중립’ 지지, ‘표현의 자유’도 강조..MB와 각 세우기?
 
인터넷 공약의 경우 통신심의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윤 단장은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는 기조를 강조하면서 음란물과 국가기밀 유포만 제하고 통신심의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신심의는 원칙적으로 안 했으면 좋겠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더불어 인터넷 포털사의 임시조치가 남용되고 있다며 임시조치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밝혔다. 
 
이와 반대로 인터넷상 명예를 훼손당한 사람이 신속히 구제받을 수 있는 인터넷 피해구제 원스톱 서비스, 맞춤형 자문 서비스를 구축하고 분쟁 해결을 지원하는 명예훼손분쟁조정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는 내용도 제시됐다. 
 
이날 윤 단장은 망 중립, 플랫폼 중립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같이 천명했다.
 
그는 "이용자 중심의 인터넷서비스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면서 "네트워크 위에는 어떤 콘텐츠와 플랫폼이라도 실릴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이유 없이 차단될 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셧다운제’에 대한 박근혜 후보 입장은?
 
게임관련 정책으론 '게임중독 치유' 식의 접근을 보이는 데 그쳤다.
 
윤 단장은 지역별 힐링센터 설립 추진, 가정방문 상담사 배치, 힐링기금 조성 등으로 이를 풀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정작 업계 뜨거운 감자인 셧다운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윤 단장은 플로어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 자리에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할 순 없다"며 "긴 호흡으로 봐 달라. 검토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늘 빠진 내용이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장 못하는 것을 이야기 하다 보니 여기 빠져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후보도 안철수 후보와 조율한 언론공약 발표 예정
 
박 후보의 언론관련 공약은 그동안 보도를 통해 산발적으로 공개돼 왔고 공식적, 종합적 발표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도 방송과 인터넷 등 언론관련 공약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문 후보는 지난 달 미디어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방송과 인터넷 등 언론관련 공약을 공개한 바 있지만 뒤이어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문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면서 현재 공약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관계자는 "ICT 기구 개편 내용에 대해 다소 이견이 있지만 언론관련 공약은 양측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합의한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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