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아이폰5 출시를 기다려온 김모(27)씨는 예약판매 첫날인 지난
11월30일 SK텔레콤 공식 채널을 통해 예약신청을 접수했다.
16GB 아이폰5를 LTE62 요금제로 24개월 쓰면 부담금이 26만1600원으로 매달 1만900원 정도씩 추가 납부하면 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출시도 전에 예약판매 사이트, 판매점, 까페 등에서 공식 판매보다 10~20만원 저렴한 아이폰5가 쏟아지자 김씨는 공식채널 예약을 취소했다.
김씨의 친구가 매달 단말 부담금 5067원씩 김씨보다 반 정도 저렴하게 아이폰5를 예약했기 때문이다. 김씨도 예약을 취소하고 친구처럼 더 싸게 다시 구입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김씨는 소위 '버스폰'이라 불리는 저렴한 아이폰5를 아직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아이폰5에 대한 이통사의 보조금 과열 경쟁을 놓고 실태조사에 나섰기 때문에 업체들이 '몸조심'을 하고 있는 탓이다.
일부 아이폰5 판매 사이트에서는 잠깐 몇시간씩만 가입자를 모집한 후 마감하는 상황이 반복돼 소비자들이 '버스폰'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씨는 "똑같은 아이폰5를 남들보다 비싸게 사기엔 억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속만 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폰5 출시 하루를 앞둔 현 시점까지 아이폰5 가격의 차이가 커서 일부 소비자들이 가격면에서 차별받고 있다.
아이폰은 애플의 정책에 따라 그동안 통신사별로 가격 차이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출시도 전에 보조금 전쟁이 판매점마다 다르게 지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점 주인들은 가입자 순감을 제일 두려워 한다"며 "가입자 유치를 위해 타 업체보다 많은 보조금을 투여해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보조금이 확대되자 방통위가 보조금 출혈 경쟁에 대해 조기 진화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은 또 혼란에 휩싸인 것.
지난 10월 갤럭시S3 17만원 보조금 대란이 일어났을 때 당시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이후 상대적으로 비싸게 갤럭시S3를 구입해야 했던 상황이 재연되고 있는 셈이다.
김씨와 마찬가지로 KT에서 아이폰5를 저렴하게 구입하고 싶은 이모(30)씨는 "방통위가 보조금 규제를 하는건 맞지만 이미 보조금 받은 사람은 다 받고 중간에 통제를 시작하면 일부 소비자들만 매번 피해를 입게 된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통사들은 이같은 아이폰5 보조금 논란에 대해 방통위가 정한 13만원 외에 추가 보조금은 없어 일부 판매점은 본사와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이통사 공식 채널을 통해 저렴하게 판매하기는 어렵다"며 "이통사는 약속한 금액을 제시해 신뢰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고객이 좀 더 저렴한 판매점을 통해 구매하는 것을 사실 막을 방법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아이폰5 공동구매를 진행중인 업계 관계자는 "지금 방통위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로 개통이 시작되면 다시 업체들의 보조금 전쟁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