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경건하고 장엄한 12월의 레퀴엠
서울시향의 보컬시리즈V
2012-12-07 19:33:16 2012-12-07 19:34:58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다섯번째 보컬 시리즈가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서울시향 단원들 이외에 소프라노 임선혜,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강요셉,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등이 독창자로 나섰고, 국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이 함께 했다.
 
1부에서는 모차르트 3대 교향곡 중 마지막 작품인 '교향곡 41번 C장조, K.551'가 연주됐다.
 
일명 '주피터 교향곡'이라 불리는 이 곡은 이질적인 요소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모차르트 오페라의 여러 장면들을 모아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정명훈의 다이내믹한 지휘 아래 서울시향 단원들은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 3악장 미뉴에트, 4악장 몰토 알레그로를 차례로 선보였다. 
 
단호하고 명쾌한 선율과 아기자기한 소리가 어우러지는 경쾌한 1악장을 지나 느리고 우아하게 진행되다가 중간에 당김음으로 비극적인 느낌을 가미한 2악장,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3악장까지 풍성한 연주가 물 흐르듯 이어졌다. 다만 4악장에서 박자가 일부 처진 점이 아쉬웠다.
 
2부에서는 서울시향 보컬 시리즈의 진면목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모차르트의 유작이자 미완성곡인 '레퀴엠 d단조 K.626(F.X. 쥐스마이어 판)'는 관객들로 하여금 들뜬 연말 분위기 속 한 해를 차분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입당송', '키리에', '부속가', '봉헌송', '거룩하시도다', '찬양 받으소서', '하느님의 어린 양', '영성체송'으로 이어지는 레퀴엠이 울려퍼지자 청중들은 한곡한곡에 경건한 마음으로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장엄한 합창 속에 역량있는 솔리스트들의 독창이 하늘에 기도하듯 청아하게 울려퍼졌다. 특히 소프라노 임선혜와 바리톤 베이스 사무엘 윤의 가사 전달과 표현력이 돋보였다. 후반부에서 테너 강요셉의 청아한 목소리, 메조소프라노 양송미의 지적인 목소리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휘자 정명훈의 깊이 있는 곡 해석은 성숙기에 이른 모차르트의 음악혼을 손실 없이 전달했고, 아름다운 연주가 끝나자 수많은 청중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서울시향이 진행하는 올해의 마지막 보컬 시리즈는 막을 내렸지만, 겨울과 어울리는 합창곡을 들을 기회는 다행히 아직 남아 있다. 오는 28일 열리는 마스터피스 시리즈III에서는 보컬시리즈V를 장식한 양송미, 강요셉, 사무엘 윤 외에 소프라노 캐슬린 김이 협연자로 나서 베토벤의 '합창'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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