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3일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박경리문학관에서 자신을 지지한 김지하 시인을 만났다.
앞서 '타는 목마름으로' 등을 발표한 김 시인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앞으로 여성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다. 박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보다 육영수 여사를 닮은 부드럽고 따뜻한 정치를 해야하고, 여성 대통령론을 내세워야 한다"며 지지를 밝힌 바 있다.
박 후보는 이날 문학관 관장실에서 1시간가량 김 시인과 그의 아내이자 소설가 고(故) 박경리씨의 딸인 김영주씨와 면담을 갖고 '국민대통합'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김 시인에게 "국민 통합을 위한 큰 힘이 돼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국민들을 따뜻하게 보살펴 드리고 살맛나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시인은 "대장(아내를 지칭)이 하라고 해서 한거야. 나는 안철수처럼 깡통이 아니야"라면서 "유신시대에 내가 고생을 했지만 박 후보가 좋다. 여성의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답했다.
이어 "(부인은)정보국과 빨갱이 사이에서 고생 많이 했다. 어느날 부인이 박근혜 고민 알 것 같다고 했다"며 "아버지, 어머니 모두 총맞아 죽은딸이 18년을 어떤 고통속에서 보냈겠느냐. 어떤 내적성장을 했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주변)스텝들만 잘해주면 좋은 정치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나라를 걱정하시며 큰 결단을 해주신 데에 대해서 정말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욱더 정진해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제가 최선을 다하고자 이미 결심을 했고,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시인은 또 "여성이 결혼도 안 해보고 애도 안 낳아보고 돈을 벌어보지 않아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여성은 그런 역할을 경험하지 않아도 여성이라는 것만으로 DNA에 모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는 "여성리더십이 필요하다고해서 남성과 여성을 구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남녀를 구분해서 싸우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보육, 교육, 어르신들의 질병문제, 모두 국가가 해야 하는 역할에 여성적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시인은 "박 후보에게 부탁을 좀 하자. 반값, 무료가 아주 유행"이라면서 "조심해야할 것은 대학을 무료로 반값으로 하면 대학 내부 커리큘럼, 교육 내용이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시인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에 대해 "저사람이 누군데 (대선 국고보조금) 27억원을 받는가 했다"며 "이정희가 재수 없어서 두번째 TV토론을 안봤다. 나오는거 보면 입에서 욕이 튀어나온다"고 비난했다.
이날 박 후보의 국민행복캠프는 트위터에 "오늘 오후 원주 박경리문학관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해주신 김지하 시인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김 시인이 박 후보에게 선물한 책 사진을 게재했다.
이후 박 후보는 충북 제천시 봉양읍 배론성지를 찾아 원주교구 초대 교구장이었던 고(故) 지학순 주교의 묘소를 참배했다.
고 지학순 주교는 유신시절 반독재에 맞서 민주화와 평화 인권운동에 헌신했던 인물로, 박 후보는 이날 참배를 통해 유신에 대한 반성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박 후보는 참배 후 "정치를 끝내기 전에 기쁨을 좀 선사해드리고 싶다. 신세를 꼭 갚고 싶다"면서 "잘 해내는 대통령으로서 그런 역할을 해보겠다는 그런 각오로 오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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