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지난 13일 금호석유화학이 2009년 말부터 시작된 채권단의 공동관리 체제에서 벗어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희비가 갈리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002990)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83%까지 올라갔고,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사이공' 지분매각도 검토하고 있어 금호석유화학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또 이번 결정으로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는 형인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계열분리가 사실상 마무리 됐다는 평가다.
금호석유(011780)는 자율협약 졸업을 기점으로 앞으로 독립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14일 밝혔다.
금호석유는 앞으로 기존의 합성고무 중심의 주력사업 외에도 에너지·탄소나노소재 등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 여수 공장(자료제공=금호석유화학)
증권가에서도 금호석유가 기존 합성고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3년 간 7000억원을 투자해 합성고무 생산능력 세계 1위에 올랐다. 또 오는 2014년까지 친환경 타이어용 합성고무제품인 솔루션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SBR) 생산능력을 10만톤을 추가 증설해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계열사인 금호폴리켐도 오는 2014년까지 고기능성 합성고무 EPDM의 생산능력을 총 25만톤까지 확보해 세계 3대 기업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금호석유의 소송 명분은 금호그룹에서의 완전한 독립이지만 증권가와 법조계에 안팎에서는 법정싸움의 목표를 금호석유의 주요 공급처인 금호타이어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이다.
금호석유는 지난달 15일 공정위에 냈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계열 분리와 대규모기업집단지정거부 신청건에서 패배한 바 있다.
만일 금호타이어가 그룹에서 분리되면 금호석유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합병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기업정상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특히 금호석유는 과거 금호타이어 지분 47%를 보유한 사실이 있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 주식 시장에서도 금호타이어는 금호석유의 자율졸업 기대감이 보였던 지난달 말부터 기관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수량이 늘어났다.
금호타이어의 주식은 14일 종가 1만3150원을 기록하며 지난 11월22일 1만2250원 보다 900원 상승했다. 거래량도 지난 11월22일 14만주에서 자율협약 졸업이 발표된 13일 89만여주로 크게 늘었다.
증권회사 관계자는 "실제 인수합병과 관계없이 이 같은 소식은 금호석유의 주 거래업체인 금호타이어 주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총 매출의 10% 정도 차지하는 중요 고객이고 과거 47%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생기는 소문인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금호타이어 합병이나 다른 식의 협조관계 구축이 논의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금호그룹 관계자도 "금호석유의 자율협약 졸업은 축하할 일이지만 증권가에서 돌고 있는 금호타이어 인수합병설은 근거없는 사실"이라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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