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전 세계에서 통하는 나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했습니다."
이광준 바디쉐이퍼 대표(57)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대우실업에서 근무하다 마흔 일곱살에 퇴직했다. 해외지사에서 본부장자리까지 올랐던 그는 자타공인 무역전문가였다.
큰 기업에 몸담고 있다가 퇴직한 그는 나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퇴사 이후 수출입 전문업체 부건이엔아이를 창업했다. 창업 이후 1년 만에 정부로부터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탄탄하게 사업을 이끌었지만 나만의 브랜드를 갖고싶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트렌드를 읽어야..전문성은 '필수'
부건이엔아이 창업 이후 꾸준히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남성용 보정속옷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해외에서 수입해 인터넷을 통해 시험삼아 판매해 봤더니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여기에 남성도 가꿔야 한다는 사회적 트렌드와도 맞아 떨어졌다.
◇남녀 모델들이 바디쉐이퍼 제품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보정속옷이라고 하면 여성만이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남성도 즐겨 입었습니다. 국내에서 이른바 몸짱 열풍이 부는 등 남녀를 막론하고 몸매 가꾸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남성분들도 보정속옷을 찾기 시작했어요"
자신감을 얻은 그는 4년 전부터 제품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현재 국내에 힙업팬티 등을 단품으로 제작하거나 남성 보정속옷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업체는 있지만, 전문 제작업체는 바디쉐이퍼가 유일하다.
이 대표는 남성 보정속옷의 재구매율이 높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보정속옷은 한 번 입으면 꾸준히 입습니다. 재구매율이 높죠. 고객이 축적돼서 늘어나는 특이한 시장이죠. 앞으로 꾸준한 시장 성장이 기대됩니다."
바디쉐이퍼는 올 한해 미국시장 진출과 두자릿 수 성장, 20억원대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는 영원"..한류열풍은 '기회'
이 대표는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보정속옷을 남성으로까지 확대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바디쉐어퍼'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사람 기분을 좋게 해주는 모든 것이라고 정의했다.
"바디쉐이퍼는 단지 의류에 그치지 않습니다. 화장품일수도 있고, 운동기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바디쉐이퍼의 아이템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는 보정속옷에 그치지 않고 '바디(Body'를 '쉐이퍼 Shaper)' 할 수 있는 모든 아이템들을 총 망라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바디쉐이퍼의 아이템을 확장하고 이를 프랜차이즈화하는 것으로 목표로 삼았다. 더 나아가 한류열풍과 엮어서 동남아를 시작으로 세계에서 통하는 큰 시장을 만들어 보는게 꿈이다.
"브랜드를 가진 자는 영원하죠. 유명 브랜드를 가지는게 꿈입니다. 세계를 향한 좋은 브랜드를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은퇴자들 역량 높아..좌절하지 말 것"
"은퇴한 사람들이 가진 역량은 상당합니다. 조직 속에 있어서 안 나타날 뿐이지 각자의 장점 승화하면 좋은 창업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이광준 바디쉐이퍼 대표가 제품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은퇴자들을 위해 용기의 말을 전하면서도 전문적인 지식 쌓기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아이템을 정할 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바탕으로 아이템에 대한 전문지식은 기본.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팔리는 비슷한 아이템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아이템과 관련된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는 것.
이처럼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한다고 해도 막상 시장에 나오면 녹록지 않다. 돈 문제, 사람 문제 등 그 어느 것 하나 쉬운일이 없다.
"항상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모든 환경에서 10% 입니다. 어떤 사업이든지 10가지 중 하나가 성공하면 비즈니스가 굴러가고, 2개가 성공하면 농사 잘 됐다고 평가합니다. 10개 중에 8개가 실패하더라고 절대 좌절하지 마세요"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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