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선박중개업체 선정 대가로 리베이트를 주고 받던 선박업계의 관행이 검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이성희)는 4개 해운회사 대표 등에게 리베이트로 20억여원을 제공하고 수십억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재산국외도피, 횡령) 등으로 해운중개업체 대표 김모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씨로부터 4000만원~9억5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4개 해운회사 대표와 이사 등 임직원 6명과 김씨로부터 받은 1억여원을 자녀의 해외유학 자금 등으로 횡령한 최 모 대표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7년 중개수수료로 얻은 15억원을 세금을 피해 홍콩 소재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은닉하고, 2005년에서 지난해 4월까지 법인자금 60억원 상당을 주식투자대금 등으로 횡령한 뒤 이를 숨기려 한 혐의다.
김씨는 또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해운회사 대표 신모씨 등 4개 업체 6명에게 중개업체 선정대가로 총 20억6243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해운업체 4곳 중 3곳은 법정관리 상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에는 연 매출액이 8000억원에 이르는 국내 중견 해운업체도 포함됐다.
한편, 검찰은 김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윤모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으나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당초 김씨로부터 윤 전 행정관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을 받아냈으나 김씨가 "단순히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말을 바꿔 기소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해운업계가 이 사건 외에도 투명하지 못한 자본거래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갖게 됐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면서 "불법적인 사안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범죄수익을 환수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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