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1일 있었던 첫 정부 업무보고 내용을 밝히지 않아 '밀봉' '깜깜이'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인수위원회는 11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국방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정부 부처들의 예산 감축 계획, 박 당선인의 공약 이행 정책 등 국민과 밀접한 내용들이 업무보고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언론은 업무보고 후 인수위가 부처의 보고내용과 인수위의 정책방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때도 업무보고 내용은 언론에 공개됐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을 깨고 인수위는 업무보고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인수위가 부처별 업무보고에 대해 언급할 경우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정책적 혼선을 불러오기 때문에 가급적 신중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국민들에게 정책적 혼란을 줄 경우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돼 정부정책 실행력이 손상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부처 업무보고만 공개할 경우 국민들이 부처 계획을 박 당선자의 공약으로 혼동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수위의 프로세스에 따르면 부처 업무보고는 국정기획분과를 거쳐 박 당선자에게 보고되는 단계가 남아있다.
업무보고 내용이 공개되는 시기는 불확실하다.
윤 대변인은 “업무보고 내용을 언제 공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정확한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인수위의 이같은 판단은 박 당선자의 투명한 정부 운영이라는 공약 방향과 어긋난다.
박 당선자는 ‘투명한 정부’, ‘유능한 정부’, ‘서비스 정부’(정부 3.0)를 운영하겠다고 약속하고 공약집에 “정부가 하는 모든 일을 국민에게 알리는 투명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문구를 넣었다.
인수위가 업무보고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난여론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이같은 방침이 '통보'된 뒤 인수위를 출입 기자들은 “새정부 정책에 여론이 수렴될 기회가 적어진다”, “박 당선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내용이 필터링 될 수 있다”고 항의했지만 윤 대변인은 ‘국민 혼란 방지’, ‘낮은 자세의 인수위’라는 말만 반복하고 자리를 떴다.
이날 업무보고 내용을 일부 공개했던 정부부처와 기자들에게 업무 내용을 말했던 김장수 인수위원은 박 당선자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앞으로 예정된 다른 부터 업무보고에도 이같은 비공개 결정이 적용된다면 박 당선자와 인수위는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불통정부, 밀실논의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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