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어닝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투자자의 관심은 금융주의 실적에 쏠릴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은행주들의 실적이 이번주 발표된다.
미국 금융업종은 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가 넘는다는 점에서 금융주들의 실적은 미국 어닝시즌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월가 전문가들은 JP모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금융주들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주, 4분기 실적발표 본격화
민간조사기업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금융업종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8.7%로 예상됐다. 전체 평균이 2.1%임을 감안할 때 금융이 전 업종 실적개선을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가운데 금융주 실적의 포문을 연 웰스파고는 지난 11일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4% 급증한 50억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오는 16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하는 골드만삭스도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주당 3.7달러로 전년대비 100% 급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하는 JP모건의 실적 전망치는 주당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0%증가한 1.17달러였다.
17일에 실적을 내놓는 시티그룹은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이익이 전년대비 10% 증가한 96센트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년대비 16% 감소한 주당 순이익 2센트로 전망됐다.
상업은행의 실적개선은 모기지 대출 호조에 힘입어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존 버터스 팩트셋 수석애널리스트는 “금융주들은 저금리 기조와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힘입어 15%넘는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며 “특히,리파이낸싱 대출의 강력한 성장에 힘입어 이 같은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NL파이낸셜도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 등이 비용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실적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美은행, 실적개선 불구 전망은 '우울'
하지만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금융주를 바라보는 시각은 불안하기만하다.
전문가들은 금융주 실적이 개선된 것은 맞지만 은행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 마진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고객들로부터 받은 예치금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만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웰스파고,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등 4대은행의 NIM의 평균이 2.8%로 10년 전 4%보다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195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익 부진은 연준이 단기와 장기금리 모두 하락을 유도하면서 은행권이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로 대출해주는 기존의 방식으로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JP모간이 지난해 이른바 '런던 고래'로 불린 파생상품 투자로 60억달러의 손실을 낸것도 수익을 내기 위한 무모한 투자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브랜드 힌츠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애널리스트도 "연준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은행권의 수익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지난해 4분기 변수였던 재정부채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미 은행권을 괴롭힐 것이란 전망이다.
제프 클레인탑 LPL 수석 마켓스트래티지스트는 “재정절벽을 둘러싼 미 정치권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됐지만 정부부채 협상과 재정지출 삭감 등 이와 관련된 이슈들은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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