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수백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65)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또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61)에 대해서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지난 2010년 발생한 '신한은행 사태'가 2년간의 긴 법정공방을 매듭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설범식)는 16일 특경가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정에 대해 이 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국내 금융기관의 장으로서 국민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금융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높은 도덕성과 준법의식이 요구됨에도 피고인들은 거액의 금품을 받아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 신상훈이 개인적으로 착복한 돈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이백순도 주주로부터 받은 돈을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은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고 금융인으로서 비교적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신 전 사장에 대해 2005년~2009년까지 이희건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2억6100만원 횡령 혐의와 금융지주회사법 위반과 관련해 유죄로 인정, 나머지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어 이 전 행장의 경우 교포주주 김모씨로부터 은행장경비 명목으로 5억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 유죄로 인정했고 나머지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신한은행 사태’는 지난 2010년 9월 신한은행이 신 전 사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신 전 사장은 2006년 2월 기업컨설팅팀에 부당한 압력을 가해 사업성공 가능성을 부풀린 뒤 금강산랜드에 228억원을 부당하게 대출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신 전 사장은 또 고(故) 이희건
신한지주(055550) 명예회장의 경영 자문료 명목으로 회삿돈 15억6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를 받고 있다.
이 전 행장도 신 전 사장이 조성한 비자금 가운데 3억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또 신 전 사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 라응찬(75)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라 전 회장은 알츠하이머병(치매)을 앓고 있어 기억을 잘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출석했다.
라 전 회장도 이 명예회장의 자문료 횡령 혐의 등을 받았으나 검찰이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3일 이들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신 전 사장에게 징역 5년, 이 전 은행장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또 같은 달 27일 선고가 예정됐으나, 검찰 측이 변론종결 전에 신청한 금융정보제공 회신자료가 뒤늦게 도착하는 등 추가증거 자료 제출이 늦어져 선고가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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