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코스닥이 살아야 중소기업이 산다
2013-02-08 22:34:28 2013-02-08 22:36:49
[뉴스토마토 박남숙기자] 앵커: 오는 25일 대통령 취임식과 함께 새 정부에 거는 희망도 커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당선자가 코스닥, 중소기업 활성화에 대한 대책을 언급하면서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의 현실을 둘러보고 각계가 제시하는 발전 방안에 대해 증권부 박남숙 기자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박 기자,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올해 들어 코스닥지수는 500선 위에서 꾸준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부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인 강세는 두드러집니다.
 
오늘 코스닥지수는 어제보다 3.16포인트(0.63%) 오른 504.94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새정부의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 속 경제 민주화 관련 업종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벤처신화를 이끌던 정보기술(IT) 업종, 여기에 중소기업의 벤처 활성화 발언과 함께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도할 정보통신기술(ICT)지원 강화로 각종 소프트웨어(SW)와 통신, IT 업종의 지원책도 예견되며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대부분 상장사들이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새정부 출범이후 구체적 규정이 나오고 공정거래법이나 상법상 개정 등을 통한 적용이 본격화되는 시기에나 실제 수혜기업과 효과를 점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하지만 여전히 저평가된 주가와 코스피 시장과의 차별화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던데요.
 
기자: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 부진은 경제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온 시장의 인큐베이팅 기능이 빛을 바랬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코스닥 상장사 대표는 "코스닥 기업에 있어서 성장을 위한 자금 조달이나 연구개발의 자금 확보이 중요하지만, 실제 코스닥 기업 투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나 혜택은 전무하다"며 "대기업과의 자금조달 경합을 지원할 수 있는 중소기업형 자금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벤처거품이 사그라들고, 각종 테마주가 난립하면서 시장에 대한 신뢰가 허약해지면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위한 기관과 외국인이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라는 점도 약점입니다.
 
업계에서는 우량기업의 코스닥 진입을 유도하지 못하고 있는 법적, 제도적 부재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앵커: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기업공개 시장으로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의견도 나왔는데 실제 업계에서 반기지만은 않는다고요?
 
기자: 중소기업 활성화의 또 다른 방안으로 시행이 예고된 것은 기업공개(IPO) 시장으로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코스닥 시장 상장이 어려운 중소기업만이 참여하는 가칭 코넥스도 한국거래소 쪽에서 연내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단, 기업의 시장진입 장벽이 낮아진다는 것은 긍정적인데요.
 
하지만 시장 자정기능에 대한 부작용도 예고되며 보다 꼼꼼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한 코스닥 기업 대표이사는 "꼼꼼한 상장 조건이 시장의 순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상장에 나서는 기업 입장에서는 합리적이지 못한 면이 많다"며 "일단 링(상장)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을 얻기위해 일부 기업은 실적을 무리하게 끌어올린 후 후폭풍에 휩싸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최근 기업 벤처기업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던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벤처기업공시시스템 벤처인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 등록된 벤처기업의 수는 2만8442개로 지난 2007년(1만4015) 이후 5년간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벤처기업의 수가 2년새 배로 급증했던 1999~2000년 당시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기록입니다.
 
벤처기업의 수가 이같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IT산업의 발전이 자리잡고 있는데요.
 
실제로 창업 초기의 모바일 분야 기업 수는 지난 2008년 대비 6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앵커: 이에 따라 '제2의 벤처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코스닥 활성화로 이어질수 있을까요?
 
기자: 기술력과 성장동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이 코스닥으로 진출하면 그간 침체됐던 시장이 질적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벤처기업이 정부지원에서 벗어나 자금 조달 창구를 넓힌다는 측면에서도 코스닥 시장으로의 진입은 중요합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상장된 벤처기업의 수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단순히 기업 수가 늘어났다고 해서 진정한 벤처붐을 맞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업계에서도 "벤처의 수가 증가하는 것은 좋은 신호지만 벤처의 희망인 코스닥 시장이 침체되면서 자생적 자금조달시장도 죽었는데 벤처 수만 늘었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성토했습니다.
 
코스닥 시장이 우선 활성화돼야 벤처기업의 지속적 성장도 담보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앵커: 결국 코스닥시장 활성화가 바탕이 되야 한다는건데요. 코스닥협회 쪽 의견은 어떻던가요?
 
기자: 네, 뉴스토마토가 노학영 코스닥협회장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노 협회장은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미국 나스닥 시장처럼 첨단 기술주 시장으로의 시장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코스닥시장은 1996년 개설 후 한계 기업 퇴출 등을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 가며 일종의 '성장통'을 겪고 있는 단계라고 표현했는데요.
 
노 협회장은 새정부의 기대감이 코스닥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코스닥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유가증권시장과 대주주 주식양도 차익 과세 범위로 인한 차별 해소, 코스닥 기업 법인세 인하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뿐만 아니라 코스닥 전용펀드 활성화를 위해, 예를 들면 신규 펀드 조성시 일정부분 코스닥기업을 편입하는 것을 의무화하거나 코스닥전용펀드와 관련해 각종 세제지원 등의 혜택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 네 알겠습니다. 박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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