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그룹이 모처럼 웃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회복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부진의 주된 요인인 스마트폰이 서서히 궤도에 오르면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2010년 스마트폰 초기대응 실패로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지 꼭 2년 만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8분기 만에 적자탈출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4분기에는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LG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괄목할만한 회복을 이뤘다는 평가다.
반면 그룹에서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LG화학은 연간 최대 매출은 달성했지만, 석유화학 업종의 침체로 전년보다 32%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부진했다.
특히 LG화학을 제외한 전자와 디스플레이는 스마트 기기 판매 증가 덕을 톡톡히 보며 영업이익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LG전자 '아킬레스건' 스마트폰 회복세에 영업익 급증
LG전자는 지난해 매출이 50조9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대폭 증가한 1조13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3800억원보다 200% 증가했고, 최악의 한해였던 2010년(2000억원)에 비해서는 무려 450% 늘어난 규모다.
'초컬릿폰'의 성공으로 최고의 영업이익을 거둔 지난 2009년 2조7000억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영업이익 1조원 시대에 재진입 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서는 바닥을 친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던 스마트폰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가 모처럼 '기'를 폈다.
MC사업본부는 지난 2년간 스마트폰 초기대응 실패에 따른 대규모 적자 발생으로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혔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피처폰보다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폰의 비중을 절반으로 끌어올리는 등 체질개선의 결과가 주효하면서 바닥을 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뿐만 아니다. 그간 MC사업본부의 부진을 상쇄해주던 홈엔터테인먼트(HE)와 홈어플라이언스(HA), 에어컨·에너지(AE)사업본부 등의 공도 컸다. 이들 사업본부는 전년 대비 많게는 두 배 가까이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 ‘미운오리’서 ‘백조’ 변신..화학은 ‘주춤’
LG디스플레이는 전년 7635억원 적자에서 9124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특히 지난해 3분기 25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8분기 만에 적자 탈출이라는 오랜 숙원도 풀었다.
또한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갈아치우며 회복세를 과시했다. 애플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 등 신제품 출시 효과 등이 실적개선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 역시 1조9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며 LG그룹 내에서 여전한 건재함을 과시했다. 다만 석유화학 원재료 가격 상승과 전지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2% 급감하며 다소 주춤했다.
◇전자·화학·디스플레이 회복 기조..스마트폰 부활이 ‘관건’
전문가들은 LG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회복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3조1456억원, 1조39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29%, 22.53% 증가한 수치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4.3% 늘어난 30조6964억원, 영업이익은 52.21% 증가한 1조3887억으로 컨센서스가 모아졌다. 특히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 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LG전자와의 영업이익이 역전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LG화학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4조6639억원, 2조3656억원을 기록하며 6.02%, 23.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LG전자는 스마트폰 경쟁력 제고와 판매량 증가로 점진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 역시 석유화학 업종이 불황이지만, 점진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LG디스플레는 애플이 영업이익 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점이 우려로 지목되지만, 대형 TV와 스마트폰, 태블릿PC용 패널의 수요 증가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공통된 견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마트폰 부문에서 회복을 보였으나 그룹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에 기여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면서 "올해는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LG이노텍 등에 서서히 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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