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이 글로벌 제약사 머크(Merck)와 손잡고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일 머크와 마케팅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관련 개발 및 임상, 허가, 생산을 담당하고 머크는 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계약금과 기술료를 지급받고, 제품 출시 이후 합의된 가격에 의해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제휴 계약 체결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판매역량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지난 1월7일자 '삼성, 머크 '바이오시밀러' 인수 추진 불발' 기사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이 비밀리에 머크와의 바이오시밀러 분야 협력을 논의 중이며, 시간외 대량거래인 블록딜(Block Deal)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부문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은 이미 지난 2010년 5월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배터리,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대 분야를 그룹의 향후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오는 2020년까지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이후 바이오로직스를 축으로 바이오제약 부문에 대해 꾸준히 접근해 왔다. 생산(바이오로직스)과 연구개발(바이오에피스) 등 수직구조를 갖췄으나 후발주자인 데다 시장특성상 진입의 한계에 직면했다.
삼성은 이 한계를 뛰어넘을 묘책이 절실했고, 이는 머크라는 시장 지배력을 갖춘 글로벌 제약사와의 합작 가능성 타진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당시 보도내용이었다. 화이자, 존슨앤존슨과 함께 세계 제약시장을 주무르는 큰 손인 머크는 세계 14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그러나 삼성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결과적으로 인수가 아닌 협력 체제로 확인됐다. 다만 인수 관련 내용은 양사 간 극비여서 사실 확인이 어렵게 됐다. 추진 자체가 없었는지, 아니면 인수계획이 틀어져 불발로 이어졌는지는 현재로선 확인 방법이 없는 셈이다.
일단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머크와의 업무 제휴 체결이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문 인수 실패 이후 빚어진 수순 아니냐는 지적을 내놨다.
이번 인수건에 정통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당시 삼성이 머크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던 것은 블록딜 인수가 불발된 이후 사업 제휴를 논의하고 있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의 한 바이오시밀러 업체 대표는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마케팅, 즉 누가 판매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무기”라며 “최전방 소비자, 의사, 환자 등이 삼성 바이오제품은 생소하겠지만 머크가 판매한다고 하면 신뢰감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판매망 등 마케팅 능력에서도 머크의 입지는 시장에서 지배자로 통한다. 이 대표는 “직접 개발조직, 영업조직을 인수하는 쪽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두 회사 모두 부담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이 5대 신수종 사업 중에서도 유독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오리지널 약과 효능은 거의 동일하면서도 약값은 20~30% 저렴하다는 장점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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