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사 배당 보따리 '홀쭉하다'
일부 대형사 제외 배당 가뭄..배당 양극화 우려
2013-02-21 16:00:00 2013-02-21 16:00:00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3월 결산을 앞둔 증권사들의 배당 보따리가 예년만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일 고배당에 나서는 은행업종과 달리 지난해 한 해 동안 주식시장 전반의 부진이 이어진데다, 2012 사업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전년대비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기자본 소요를 고려해 배당수준을 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축된 증시속 배당 보따리 '썰렁'
 
21일 금융투자업계와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중 보통주 1주당 결산 배당금액이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최근 3개월간 컨센서스 평균)된 곳은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동양증권 등 3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2 회계연도 연간 현금배당 추이>
<자료 = 와이즈에프엔, 최근 3개월 증권사 컨센서스 평균>
 
지난해 주당 700원의 배당에 나섰던 삼성증권은 올해 119원이 오른 819원을 배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래에셋증권도 전년(500원)보다 48원 늘어난 548원의 배당이, 동양증권도 35원 오른 85원의 배당금이 기대됐다.
 
반면, 지난해 주당 200원을 배당했던 현대증권은 전년의 4분의 1수준인 53원을, 한국금융지주는 122원이 줄어든 578원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증권(575원)과 우리투자증권(210원), 키움증권(767원), KDB대우증권(158원)도 전년에 비해 배당수익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3분기 결산이후 정확한 배당 규모가 나오겠지만, 3분기에도 업황 전체의 실적 개선이 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기대감은 줄어들 것"이라면서 "특히, 지속되는 약세장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내유보금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공격적 배당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주식시장으로의 투자확대를 위해 낮은 배당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배당 여력이 이전보다 줄어든 것을 사실"이라면서도 "전통적 관점에서 주식시장으로의 투자가 배당수익을 고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 배당수익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와 선순환 구조 마련이 부진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최근 증권업 3분기 실적 전망 보고서를 통해 키움증권(950원)과, 한국증권(800원), 미래에셋증권(800원), 동양증권(100원) 등은 이전 회계 연도보다 늘어난 배당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분기실적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지만 일부 일회성 비용이나 이익을 통해 배당 규모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전년대비 50%가 줄어든 100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230원의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거래대금 정체 지속과 상장지수펀드(ETF)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성장에 따라 증권업계의 수수료율이 줄어든 상황에서 전체 유니버스 업종내 3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전분기대비 27.4% 감소한 1294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26.9%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장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전환우선주 풋옵션 행사에 따른 500억원의 가량의 일회성 이익과 70억원의 벽산건설 충당금 환입으로 3분기 순이익이 전분기대비 94.3%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며 전년보다 늘어난 800원의 보통주 배당에 나설 것"이라며 "대우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140억원과 100억원이상의 일회성 손실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당 양극화..고배당 증권사 지각변동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3분기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전반적인 증시 부진의 여파로 증권사들이 배당에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며 "주주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배당에 나서려고해도 부진한 실적과 자기유보금 확보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때문에 대부분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소요를 고려해 배당을 유보하거나 전년 수준의 배당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이전 고배당에 나섰던 중소형의 오너형 증권사들도 적극적 배당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며 증권사별 배당 양극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일부 대형사들은 3조원이상의 자산을 통해 유보에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에 배당금액이 다소 높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당을 주저할 수 밖에 없는 중소형 증권사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너쉽 체제의 이전 고배당 성향의 증권사들도 브로커리지 수익감소와 고객 자산관리(WM) 잔고 정체 등의 부진한 영업환경에서 섣부른 배당 확대는 꺼릴 수 밖에 없다"며 "일부 대형사를 제외한 증권업계의 배당 가뭄이 예고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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