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흔들리고 있다.
매년 성장을 거듭해 오던 롯데주류는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과 함께 주류업계 3위인 무학에 시장 점유율 1.5%까지 쫓기는 상황이다.
4일 한국주류산업협회와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1위는 30병 들이 기준 5491만8000 상자를 출고하며 시장점유율 48.3%를 차지한 하이트진로가 차지했다(아래 표 참조).
반면 롯데주류는 전년(15.6%) 대비 0.9% 감소한 14.8%를 기록하며 간신히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출고량도 1699만7000 상자에서 1684만3000 상자로 줄어들었다.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좋은데이' 무학은 2010년 8.4%에서 2011년 12.3%까지 시장을 확대하더니 2012년 13.3%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년 대비 12.9% 성장한 셈이다. 롯데주류와는 불과 1.5% 차이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올해 무학이 롯데주류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전국구인 롯데주류가 지역소주에 밀리는 대이변이 발생할 경우 롯데주류의 자존심에 상처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주류의 마이너스 성장은 지난해 시장을 강타한 루머와 무학의 부산 경남 지역 내 확고한 입지 때문이란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모 케이블 방송은 처음처럼의 알칼리환원수에 대한 유해성 논란에 불을 지폈고 결국 법적 소송까지 이어졌다.
재판부는 '처음처럼'의 알칼리 화원수가 먹는물관리법 제3조에서 정한 '먹는 물'에 해당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먹는물의 수질 기준에 적합하다면 소주의 제조용수로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롯데주류는 법적으로 승소했지만 이 기간 '처음처럼'의 이미지와 판매량은 하락해, 지난해 5월 무학에 2위 자리를 내주기까지 했다.
무학은 그 사이 저도수 시장 확대에 맞춰 17도 미만의 저도수의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지역을 공고히 하는 방법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승소 이후 처음처럼의 신뢰감이 많이 회복됐고 이후 처음처럼을 좋아했던 소비자들이 돌아오고 있어 예전과 같은 시장 성장이 조심스럽게 예상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지난해 주류업계 4위는 금복주(7.6%), 5위 보해(5.5%), 대선주조(3.4%)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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