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中企 많은 산업단지 '후끈'..여의도·강남 '썰렁'
지역별 가입건수 편차 '뚜렷'
국세청 '전산마비'에 은행직원이 세무서 뛰어가
2013-03-06 17:54:51 2013-03-06 17:57:14
[뉴스토마토 이종용·송주연·임효정기자] 서민들의 재산형성을 위해 마련된 재형저축이 18년만에 부활, 6일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많은 산업단지 지역은 상대적으로 재형저축 가입건수가 많은 반면 고소득 종사자들이 많은 강남, 여의도 지역은 가입건수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별 편차를 드러냈다.
 
일부 은행들은 소득증명서류 발급을 위해 국세청 홈페이지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소득증명서 발급이 지연되자 고객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세무서를 오가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6일 오후 2시.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과 신한은행 여의도 지점은 여느 평일 오후와 다름 없는 모습이었다.
 
재형저축 출시 하루 전까지 치열한 눈치 작전을 벌이며 금리 경쟁에 나선 은행들과는 대조적으로 재형저축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창구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직장인 김 모(32)씨는 "재형저축에 대한 얘기는 들어봤지만 가입에 대해서는 고민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의 재형저축 가입건수는 10건에 그쳤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방 고객 중 일부가 재형저축에 대한 문의를 하기도 했지만 전화 문의 등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신한은행 여의도 지점의 재형저축 가입건수는 한 건도 없었다.
 
비교적 고소득 종사자들이 주 고객인 강남 지점도 상황은 마찬가지. 3시30분 현재 국민은행 강남지점의 재형저축 가입건수도 약 10건에 불과했다.
 
해당 지점 관계자는 "기대보다 가입자가 적어 놀랐다"며 "금리 메리트가 높지 않은데다 비과세 조건도 7년이나 돼 재형저축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특성상 5000만원 이상 고소득자가 많은 것도 저조한 가입률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구로지털단지에 위치한 기업은행 지점은 상대적으로 지역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지역은 4000여개의 사업체가 운집해 있는 산업단지로 5만명의 중소기업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기업은행 구로디지털단지점의 재형저축 가입자는 70~80명에 이르고 있다.
 
해당 지점 관계자는 "구로디지털단지에 근로 소득자가 많아 다른 지역에 비해 재형저축을 찾는 고객이 상대적으로 많다"며 "재형저축 출시 전부터 직원들이 홍보를 열심히 한 것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부 은행들은 소득증명서류를 발급받지 못한 재형저축 가입 희망자들에게 위임장을 받아 은행 직원이 대신 세무서를 방문하기도 했다.
 
재형저축 계좌개설을 위해 필요한 소득확인증명서를 발급받으려는 사람들이 국세청 홈텍스 홈페이지에 대거 몰리면서 소득확인증명서 발급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재형저축 가입을 위해 은행을 방문한 직장인 김 모씨(42)씨는 "어제 미리 홈텍스 홈페이지에 접속을 시도했지만 72시간 후에 발급 가능하다는 문구가 떠 당황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명동지점 관계자는 "소득금액증명서는 위임장과 신분증만 있으면 정식으로 대리 발급받을 수 있다"며 "위임장과 신청서류를 작성하면 내일은 가입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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