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외환은행이 공갈죄 등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직원을 퇴직처분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중앙노동위의 결정에 법원이 "퇴직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는 외환은행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직원 소모씨(44)를 퇴직처분 한 것은 정당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원고 회사의 인사규정을 보면 당연퇴직 사유가 실형을 선고받고 확정된 경우에만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은 소씨에게 인사규정 상 당연퇴직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는 일반 주식회사와는 달리 예금자의 재산을 보호하고 신용질서를 유지해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공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원고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소씨에게는 일반 회사 직원보다 더 높은 도덕성과 준법의식이 요구된다"며 "그러나 소씨가 저지른 범죄는 원고의 명예와 신용을 크게 해할 우려가 있다. 원고와 소씨 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용관계가 계속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원고 회사의 단체협약을 보면 소씨의 해고는 인사위원회의 결의를 거칠 필요가 없었고, 인사소명권 부여 절차도 불필요했다"며 "소씨의 해고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소씨는 2007년 'A'건설이 신축한 아파트를 분양받기로 하고 계약금과 옵션 공사비 명목으로 86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A건설은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갔고, 회생계획인가를 기다리게 됐다. 이 과정에서 만약 관할 관청에 제기된 민원을 해결하지 못하면, 인가를 못받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입주예정일에 수분양자를 입주시키지 못하면 A건설은 하루에 1억원 가량의 지연배상금을 부담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소씨는 이 사실을 악용해 A건설로부터 "내가 민원의 달인이다"며 "1억5000여만원과 옵션계약금을 돌려주면 민원을 취하해 주겠다"고 요구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소씨는 2009년 8월 I건설로부터 현금 8600만원을 뜯어냈다.
그러나 A건설은 소씨를 공갈죄로 고소했고, 소씨는 2011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1년 5월 형이 확정됐다.
또 소씨는 A건설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해 2011년 7월 8800만원을 배상했다.
외환은행은 이같은 이유로 2011년 8월 소씨를 퇴직처분했다.
그러나 소씨는 2012년 4월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을 제기했고, 중앙노동위는 소씨의 재심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외환은행은 "소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한다"며 중앙노동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