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특정 연관검색어를 자동으로 연결해 검색순위를 올리는 악성코드를 유포한 경우 정보통신망에 장애를 일으켰다고 볼 수 없어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연관검색어나 자동완성어를 자동 생성하도록 하는 악성코드를 유포해 네어버 검색순위를 허위로 올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꽃배달 사업자 정모씨(49)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결하고, 이 부분에 대해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5일 밝혔다.
대법원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인터넷광고대행업자 정모씨(40)와 강모씨(47)에 대한 원심판결도 같은 이유로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먼저 "정보통신망법상 처벌하는 정보통신망의 장애는 대량의 신호 또는 정보자료를 보내거나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하는 장애가 발생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비록 허위의 정보자료를 처리하게 했더라도 그것이 정보통신망에서 처리가 예정된 종류의 정보자료인 이상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게 한 것이라 할 수 없고, 그렇다면 정보통신망 장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이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 서버에 사용자들이 실제로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했거나 해당 업체의 웹사이트를 클릭한 것처럼 사실과 다른 정보자료를 보냈더라도 이는 네이버의 관련 시스템에서 통상적인 처리가 예정된 종류의 정보자료여서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하는 장애를 일으켰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의 행위는 허위의 정보를 입력하여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시켜 네이버의 검색어 제공서비스 등의 업무를 방해한 행위인만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2006년 1~6월까지 꽃배달과 관련된 검색어가 1분에 1회씩 검색된 것처럼 조작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네이버 꽃배달서비스 검색순위를 올렸다.
그러나 같은해 7월부터는 강씨와 정씨를 통해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꽃배달 업계와 관련된 100여개의 검색어를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하면 자신의 사업체가 연관검색어로 뜨도록 하는 악성프로그램을 만들어 유포해 검색순위를 조작했다.
이후 '정보통신망 침해'와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씨 등은 1, 2심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8월~1년에 집행유예 2년씩을 각각 선고받았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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