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롯데가 인천지역의 알짜배기 상권에 위치한 인천터미널 건물과 부지를 매입한 것은 시장 독과점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이 나왔다. 인천터미널에 이미 들어가 있는 신세계백화점이 롯데로 우회 양도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롯데인천개발이 인천광역시로부터 인천터미널을 매입하고
신세계(004170)백화점 인천점의 영업을 넘겨받음으로써 인천·부천 지역 백화점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게 되는 행위에 대해 롯데 측에 점포매각 등의 시정조치를 내리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롯데쇼핑(023530)이 인천광역시로부터 인천터미널 건물 및 부지 등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기 위해 특수목적법인인 롯데인천개발을 설립한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9조원대의 엄청난 부채 때문에 재정난 타개가 시급했던 인천시는 터미널 매각을 통해 재정부담을 덜고자 했고, 인천터미널 인근에서 롯데백화점 인천점을 운영 중인 롯데는 인천지역 최대 상권을 매입해 지역 상권을 장악하려 했던 것.
이에 따라 롯데인천개발과 인천시는 지난 1월 말 9000억원 규모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인천터미널 건물과 부지 등을 롯데로 넘기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인천터미널에 백화점을 입점한 신세계가 걸림돌이 됐다. 롯데인천개발이 터미널 건물과 부지를 매입했기 때문에 신세계백화점은 졸지에 롯데로 우회적 양도가 되는 셈이다.
<롯데인천개발-신세계백화점 기업결합도>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인천터미널 임대차 계약은 2017년 11월19일까지로 롯데의 시장 독과점은 그 이후에 발생한다. 하지만 롯데의 인천터미널 매입에 따른 이 지역 시장점유율은 기존의 31.6%에서 63.3%로 무려 31.7%포인트가 급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롯데의 인천터미널 매입과 신세계백화점 영업 인수는 지역상권의 경쟁과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해 가격인상과 서비스 질 저하를 유발하는 기업결합이라고 판단하고 시정조치를 결정했다.
신영호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롯데가 거래상의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할 경우 소비자 선택권 제한은 물론 납품가 인하와 입점업체에 대한 수수료 인상 등 불공정 거래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날로부터 6개월 내에 인천·부천 지역 롯데백화점 중 2곳을 매각할 것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 과장은 이어 "이번 조치는 인천·부천지역 백화점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구조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며 "특히 이번처럼 우회적 방식의 기업결합으로 시장이 과과점화되고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을 사전에 차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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