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약세에 울고 웃은 금융상품은?
2013-04-16 18:08:56 2013-04-16 18:11:38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최근 엔화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 가운데, 엔화약세에 베팅한 금융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해 10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 9일에는 99엔을 상회하는 등 달러화 대비 올해만 12% 넘게 절하됐다. 전세계 통화 중 가장 큰 폭의 약세다. 16일엔 97엔선에 거래되고 있다.
 
엔화약세 관련 파생결합증권(DLS)과 랩, 예금, 환헷지 일본펀드 등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엔화약세의 대표적인 피해주인 국내 자동차주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등은 울상을 짓고 있다.
 
◇엔화약세 상품 봇물.."추가 출시는 글쎄"
 
올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엔화 환율 연동 예금을 출시했다. 우리은행의 '우리 Champ 복합예금'과 하나은행의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모두 만기환율이 기준환율 대비 7%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하면 연 최고 7%를 지급하는 구조다.
 
KDB대우증권은 지난해 중순부터 미국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엔화관련 ETF에 투자해 엔·달러 환율 상승률의 2배만큼 수익을 추구하는 '엔화약세 배팅 랩'을 출시해, 올해까지 누적수익률 약 30%를 달성했다.
 
미래에셋증권(037620)삼성증권(016360), 하나대투증권, 우리투자증권(005940)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엔화약세에 투자하는 DLS를 출시했다. 이들 상품은 엔화 약세에 따라 연 5~8%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지난 2월과 3월 출시된 미래에셋증권의 DLS 4종은 총 59억원을 모집해 전량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엔화약세 관련 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진 가운데, 금융사들은 관련상품의 추가출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환율을 전망하기란 쉽지 않은일"이라며 "환율관련 상품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출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황경태 우리투자증권 상품전략부 부장은 "엔화 관련 상품은 향후 투자자들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사모로 발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손유석 삼성증권 상품개발팀 팀장은 "작년말과 1월쯤 엔화 약세의 방향성이 뻔하게 보인 상황에서 엔화약세 상품들이 출시됐다"며 "달러·엔 환율이 100엔까지 올라온 상황이고, 향후 105~106엔까지 간 이후에는 엔화강세에 베팅하는 DLS가 나올수도 있을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펀드, 깡충..자동차펀드, 털썩
 
최근 엔화약세가 가속도를 내면서 일본펀드의 수익도 껑충 뛰었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주 일본펀드의 주간 수익률은 양적완화 효과에 9.22%를 기록했다. 연초이후 수익률은 29.26%로, 해외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인 마이너스 0.82%를 훨씬 웃돌았다.
 
다만 같은 펀드라 할지라도 환헤지형과 환노출형 펀드간에 수익률 차이가 드러났다.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은 연초이후 환헷지형이 30.88%의 수익을 냈지만, 환노출형은 22.28% 수익을 내는데 그쳤다.
 
'프랭클린템플턴재팬증권자투자신탁'은 환헷지형이 30.10%, 환노출형이 22.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엔화약세와 이로인한 일본증시 강세로 일본펀드가 대체로 높은 수익률을 보인 가운데, 엔화약세의 대표적인 피해주인 자동차 펀드는 털썩 주저앉았다.
 
'미래에셋TIGER현대차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과 '대신GIANT현대차그룹증권상장지수형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각각 12.88%와 10.33%의 손실을 냈다.
 
자동차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부진했다. '삼성KODEX자동차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과 '미래에셋TIGER자동차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한화아리랑자동차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5~7%대 약세를 기록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펀드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강한 모멘텀을 지녔다"며 "실제 경제지표에 반영되는지 여부가 중요한데, 절대적인 수치는 부진한 모습이지만 전년이나 전월대비로는 상승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와 관련해서는 "향후 110엔까지도 상승하겠지만, 속도조절은 있을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자동차업종의 전망은 2분기에 저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익은 꾸준한데 주가가 떨어졌다는 측면을 생각해보면, 자동차 업종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의 통화정책에 대해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전반적인 상황이 부담스럽다"이라며 "부담을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해 일본 관련 ETF에 대한 관심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본펀드 수익률
 
 
◇자동차펀드 수익률
 (자료=에프엔가이드)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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