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현대차(005380)(회장 정몽구)가 광고, 물류 분야에서 계열사 간 거래를 대폭 축소해 중소기업에 직발주·경쟁입찰로 전환키로 했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제재 움직임이 본격화됨에 따른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글로비스는 그간 현대차그룹의 일감을 독점하면서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왔다. 재벌사 일감 몰아주기의 전형으로 꼽힌 이유다.
현대차는 17일 광고 분야에서 연간 발주 예상금액의 65%인 1200억원, 물류 분야에서 45%에 달하는 4800억원 등 총 6000억원 수준의 대규모 물량을 중소기업 등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를 통한 ‘경쟁입찰 심사위원회’(가칭)를 설치해 공정한 심사를 거쳐 해당 중소기업에게 사업 기회를 발주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또 기존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던 광고 제작과 물류를 중소기업 직발주·경쟁입찰로 전환키로 했다.
다만 광고 분야에서 글로벌 브랜드 관리, 해외 스포츠 마케팅 등 글로벌 네트워크가 필요하거나 기업 경영에 필수적인 보안성 유지가 필요한 신차 및 개조차 광고 제작 등은 현행 방식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물류 분야에서도 완성차, 철강제품 운송 등은 전국 물류 네트워크와 일관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대규모 인적·물적 투자가 선결돼야 함에 따라 현행 방식을 유지키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산업의 핵심 경쟁력 요소인 물류구조 개선 및 체계화를 통한 물류혁신으로 현대·
기아차(000270)의 글로벌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면서 “이노션은 창의적인 전략으로 중장기 통합 브랜드 가치를 구축해 해외에서 현대·기아차 제품 및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 향상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광고와 국내 물류 분야에서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축적된 통합관리 효율성이 일부 영향을 받겠지만,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중소기업의 사업기회를 확대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그룹 차원에서 중소기업과 소외계층에 대한 지식 기부도 확대 강화키로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중소 물류기업들에게 글로벌 사업 노하우를 전수하고, 인적·물적 지원을 병행해 해당 업체들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예정이다.
연구개발(R&D) 전문교육 계열사인 현대NGV를 포함,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중소 협력업체 임직원 전문교육을 더욱 체계화하고, 미래 과학 인재 육성을 위한 현대모비스의 ‘노벨 프로젝트’, 광고 전문가 육성을 위한 이노션의 ‘멘토링 코스’ 등도 확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창조적 성장 잠재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중소기업과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지식 기부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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