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자의 축제'..SK하이닉스, 실적개선 본격화(종합)
"올해 매출 13조, 영업익 2조 전망"
2013-04-24 15:24:25 2013-04-24 15:27:06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살아남은 자들의 축제가 시작됐다.'
 
수년간에 걸친 반도체 업계 '치킨게임'에서 삼성전자(005930), 마이크론과 함께 생존한 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됐다. 시장 예상치를 1000억원 넘게 상회하는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7개 분기 만에 두 자릿수 영업 이익률을 회복하며 부진의 늪에서 완벽하게 탈출했다.
 
24일 관련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호실적이 PC D램 매출 비중의 확대와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의 승리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D램 가격 상승효과가 전문가 전망보다 크게 반영됐고, 미세 공정 전환 및 수율 향상 효과가 전 분기 2%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을 11%로 끌어올렸다.
 
지난해와 달리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주문량 축소로 인한 리스크도 더이상 실적에 악영향으로 작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실적 포트폴리오 자체가 예전보다 건실해졌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으로 반도체 수요처는 다변화됐지만 공급자수는 부족하다는 점은 앞으로도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게 만드는 대목이다. 낸드플래시도 하반기 스마트 기기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상승세로 반전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실적이 더 기대"..증권가, 올해 영업익 3조원 기대
 
증권업계는 올해 SK하이닉스가 매출 13조원, 영업이익 3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2분기 실적 상승의 모멘텀이 더욱 다양화됐다는 점이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우선 1분기 실적 개선을 주도한 PC D램의 상승 여력이 아직 남아있다는 부분이 가장 대표적인 호재다. SK하이닉스는 "PC 제품에서 메모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이라며 3% 내외의 가격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작년 4분기부터 SK하이닉스의 매출 비중에서 30%을 차지하기 시작한 모바일 D램 역시 성장성이 크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시장 전반에 걸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을 기반으로 주요 고객사와 모바일 D램 가격 인상을 논의 중이다.
 
마이크론 등 경쟁사 대비 빠른 미세공정 전환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번 1분기 매출에서 20나노 공정이 적용된 제품 비중은 전체의 30% 수준, 2분기에는 40% 중반대, 연말에는 최대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가이던스에서 제시된 출하량 증가율이 D램 10%, 낸드 플래시가 25%가 넘고 D램 평균매매가도 13% 수준의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2분기 SK하이닉스는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8500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회복되면서 모바일 D램 및 모바일 칩 패키지(MCP) 제품의 수요 강세가 점쳐지는 부분도 커다란 호재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신규 모바일 기기의 출시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보급형 스마트폰 확대 및 기기당 탑재량 증가가 수요 확대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도 좋을 것에 대해 이견은 없다"며 "모바일 D램 비중이 1분기 25%에서 2분기 30% 가량으로 늘어나면서 실적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 편입 1년 만에 최대 성과.."성장성 재확인"
 
SK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된 하이닉스가 출범 1년 만에 본격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하이닉스가 보유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SK그룹의 자본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첫 번째 결실이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3월 출범식에서 "SK하이닉스를 키우기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밝히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강한 포부를 드러냈었다. 업계 전역에 걸친 불황속에서도 3조8500억원의 과감한 투자를 집행하고, 지난 10년간 인수합병(M&A) 시도가 전무했던 회사에 불과 9개월 만에 이탈리아 아이디어플래시, 미국 LAMD 등 3건의 인수·합병(M&A)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수익성 중심 경영’과 ‘기술리더십 확보를 통한 미래경쟁력 강화’를 핵심 키워드로 내걸고 종합반도체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상반기 중 모든 D램 제품군에 20나노급 공정기술을 적용하고, 하반기에는 낸드플래시에 10나노급 기술을 채택할 계획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SK그룹에서 하이닉스가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게 벌써 1주년을 맞았다"며 "하이닉스의 역동성과 SK그룹의 체계적인 경영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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