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MBC가 드디어 새 사장을 맞았다. 그 동안 회사 안팎에서 'MBC 정상화의 시작은 사장 선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던 만큼 MBC는 경쟁력 회복을 위한 첫 단추를 꿴 셈이다. 하지만 '김재철 라인'으로 꼽혔던 김종국 전 대전MBC 사장
(사진)이 낙점됨에 따라 당분간 후폭풍이 지속될 전망이다.
김종국 MBC 신임사장은 3일 오전 여의도 MBC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MBC를 창조할 것"이라며 "공정방송은 직을 걸고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종국 사장은 "공정방송의 기준은 정확성과 객관성에 바탕한 사실성, 다양한 의견을 아우르는 불편부당성, 균형성"이라며 "보도·시사 프로그램에서 이 기준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사내 갈등 봉합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김종국 사장은 "MBC는 공정성 논란과 장기 파업으로 브랜드 이미지는 떨어지고 조직 내부는 갈라져 있다"며 "신뢰관계를 회복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사람들은 위기라고 말하지만 이를 더 이상 위기라고 말하지 않고 도전이라고 말하겠다"며 "문화방송의 경영책임자라는 무거운 책임을 부여받아 이 임무를 겸허하고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자료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신임 사장의 앞길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한 데다 내외부의 반발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김종국 사장이 '김재철 라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그의 이력 탓이다. 김 사장은 과거 진주·창원 MBC으로 재임할 당시 두 지역사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노조와 갈등을 빚었으며 이 과정에서 10여명의 직원들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언론노조 MBC 진주지부 조합원과 일부 간부를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MBC 노조는 "김종국 사장은 지난해 파업을 ‘노사분규’로 표현하기도 했다"며 "대다수 MBC 구성원들과 노조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노조는 ▲‘김재철 3년’ 전면감사 ▲무너진 공정성·신뢰도 회복 ▲서울-지역 대화·협조체계 복구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복구 ▲단체협약 복원 등으로 노사관계 정상화 ▲‘파업 대체인력’에 대한 엄정한 임용 ▲해고자 복직 및 보복성 징계 무효화 등을 김 사장이 풀어야 할 7대 과제로 제시했다.
야권도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김종국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과 함께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린 인물"이라며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약 10개월에 불과한 임기 내에 김 사장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170일여간의 파업으로 어수선해진 MBC 조직을 추스르고 경쟁력과 신뢰도를 회복시키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 사장이 곳곳에 널린 암초들을 피해 MBC를 침몰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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