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에 빠지지 않으려면"..금리인하 목소리 '高高'
2013-05-07 14:34:38 2013-05-07 17:59:43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우리나라가 일본형 저성장에 빠지지 않으려면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민간경제연구소의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디플레이션에 대한 대비책으로 신축적인 금리정책이 수반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정부와 국책연구기관도 오는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을 앞두고 동시에 경제동향 보고서를 발간,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린 모습이다.
 
7일 LG경제연구원은 '일본형 저성장에 빠지지 않으려면'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일본 장기침체의 시발점이 된 것은 1990년대 버블붕괴에 따른 자산가격의 급락"이라며 "버블붕괴에 대한 일본의 정책적 대응 실패와 관련해 가장 많이 지적되는 부문이 금융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특히 "버블붕괴 이후 통화정책의 대응이 부족했다는 지적들이 다수 제기된다"며 "우리나라도 일본의 정책실패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중앙은행은 1990년대 버블붕괴 이후 금리인하에 나섰으나 인하의 규모나 속도 측면에서 과감하지 못했고 양적완화 등 다양한 수단을 제시하지 못했다. 1990년대 초중반 일본의 정책금리는 경상성장률 수준을 지속적으로 웃돌았다.
 
일본은 2000년대 디플레이션이 한참 진행되자 제로금리를 채택하고 양적완화 등 당시로는 새로운 정책수단을 도입했으나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면서 정책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을 확대시키고 정책효과를 반감시켰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신속한 금리인하와 양적 완화정책을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이 일본의 경험을 통해 배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수요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원측의 주장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특히 최근처럼 구조적 내수부진 요인들이 작용할 경우에는 높은 물가만큼이나 낮은 물가상승률에도 주의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나 자산가격 거품 등 부작용 우려가 크지 않다면 보다 신축적으로 금리정책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획재정부도 '최근 경제동향 5월호(그린북)' 보고서를 통해 "고용 증가세둔화와 생산 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며 "투자 수출 등 실물경제 부진이 이어지면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저성장 기조'라는 표현은 지난달 그린북에서 처음 사용돼 두 달 연속 언급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경기부진을 거듭 강조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을 촉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원(KDI) 역시 이날 'KDI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와 수출의 회복세도 다소 약화되고 있다"며 경기둔화 모습을 강조했다.
 
하지만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입장과는 다르게 한은은 금리동결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3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찾은 인도 델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 7월과 10월 두 번 연속해서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것도 굉장히 큰 것"이라며 "한국이 기축통화를 쓰는 미국, 일본도 아닌데 어디까지 가란 것인가"라고 반문해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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