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스페셜)4·1대책 그후..부동산 시장이 움직인다!
2013-05-16 17:36:55 2013-05-16 17:39:39
새정부가 들어섰다. 그 어느 때보다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박근혜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이 지난 4월1일 전격 발표됐다.
 
이번 부동산 대책은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로드맵이자 액션플랜으로도 볼 수 있다.
 
부동산 대책의 역사는 1967년 박정희 정부 때부터 시작됐다. 이후 전두환 ? 노태우 ? 김영삼 ? 김대중 정부 시절을 지나오면서 부동산 대책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특히,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참여정부 시절에는 무려 12회라는 가장 많은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고
부동산 대책이 발표 날짜로 불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 시기는 지금과는 사뭇 다르다. 자고 일어나면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뛰어오르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의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세월이 지나 2013년 현재의 상황은 그때와 180도 달라졌다. 박근혜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이제는 집을 사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공급과 세제 금융을 한꺼번에 포함한 고강도 이번 대책을 통해 만성적인 주택 수급불균형을 완화해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그리고 정부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4•1부동산 대책 후속 입법에 합의하면서,
부동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4.1대책 논란의 중심..'양도세, 취득세'
 
초기 발표 당시 정부는 1세대 1주택자가 보유한 '85㎡ 이하이면서 9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한 사람에 대해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해주기로 했었다.
 
이 대책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강남지역 시장은 화색이 도는 듯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5일이 지난 4월 16일, 부동산대책 후속 입법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에서 1세대 1주택자가 보유한 전용면적이 85㎡ 이하이거나 또는 6억원 이하의 주택에 대해 양도세 감면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9억원 이하 신규 및 미분양 주택도 대상이다. 이들 주택을 올해 안에 매입하면 향후 5년간의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이번 변경안을 통해 평균시세가 6억원을 훨씬 웃도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잠실 주공아파트 등 강남 4구 내 재건축 단지 상당수가 수혜 대상에서 제외됐다.
 
법 시행일부터 이번 연말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해야만 양도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준공되지 않은 신규 주택과 미분양 주택은 정식 계약만 체결하면 된다.
 
여야 협의안이 나온 후 이번 양도세 감면 기준에 해당하지 못하는 단지는 전국적으로 30만가구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고, 이는 전체 가구 중 약 5%에 해당한다. 전국적으로 90%가 넘는 가구가 이 혜택을 보게 됐지만 형평성 논란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당초 전용면적 85㎡이하이고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만 양도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었지만 지난 16일 전용면적 85㎡이하 또는 6억원 이하로 기준이 완화되면서 강남권 일부 단지들이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
 
강남구에선 개포동 주공1,2단지, 대치동 선경 등 재건축 단지와 대표적인 고가아파트인 도곡동 도곡렉슬, 타워팰리스 등이 있다. 현재 매물로 나온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퍼스티지를 보면
매매가가 13억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전용면적이 84.9㎡로 이 아파트를 올해 안으로 사게 된다면 5년간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반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래미안 아파트는 매매가가 6억 8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전용면적이 97㎡로 가격은 훨씬 저렴하지만 양도세 감면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이번 혜택에서는 제외됐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이번 합의로 결정된 양도세 감면 혜택 기준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가를 6억원 이하로 하는 다운계약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고가 주택을 소유한 부자들이 감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라면 가격 외에 굳이 면적 기준을 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생애 첫 구입 주택에 대한 취득세 '면제기준'은 당초보다 완화하기로 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돼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초 '전용 85㎡이하이면서 실거래가 6억원 이하'에서 주택면적과 상관없이 '6억원 이하' 주택에만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부부합산소득 기준도 연 6000만원 이하에서 7000만원 이하로 1000만원 높이기로 했다
 
기존 정부안대로 하면 면적이 넓은 지방 중대형 주택 소유자들이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면적 기준을 없애고 금액 기준도 낮췄다.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은 "30대 맞벌이 부부나, 40대 외벌이 부부 상당수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로서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주택 구매 수요가 늘어나 시장 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취득세 면제 혜택을 받으려면 양도세와 마찬가지로 올해 말까지 주택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잔금을 납부하거나 등기를 마쳐야 한다. 따라서 연말까지 입주할 수 없는 분양 주택이나 미분양 주택은 혜택을 볼 수 없다.
 
◇눈여겨볼 만한 '리모델링 수직증축'
 
국토교통부에서는 15년 이상 된 아파트에 대해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와 서울 목동•노원구•강남구 아파트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서울과 경기도 등지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아파트 단지는 41곳으로 2만8000가구에 달한다. 사실 지난 정부에서도 수직 증축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재건축과의 형평성 문제, 집값 상승 등을 우려해 이를 불허하면서 노후화로 인해 보수가 시급했던 인근 아파트의 리모델링 추진 또한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발표로 그동안 불만이 컸던 건설업계와 리모델링 관련 단체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화색이 돌았다. 이번 수직 증축의 핵심은 전체 가구 수를 기존 가구수 대비 최대 10%까지 늘리는 것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총 가구수가 500가구의 단지라면 최대 50가구를 더 지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리모델링을 하려면 기존 주민들이 총 공사비를 가구 수로 나눠 부담해야 하는데, 증축을 통해 추가로 늘어난 집에 새 주민이 들어오게 되면 자연히 한 가구당 공사비가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주민들은 이번 대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간만에 북적..'경매시장'
 
달라진 분위기는 경매시장에서 바로 나타났다. 지지옥션이 4ㆍ1 대책 발표 직후인 1일부터 5일까지
1기 신도시 아파트의 낙찰률, 낙찰가율, 평균 응찰자 수를 전월과 비교한 결과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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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평균과 비교해 낙찰률은 37%에서 44.1%로 7.1%포인트 뛰었고, 낙찰가율도 73.5%에서 78.7%로 5.2%포인트 올랐다. 건당 평균 응찰자 수도 6.9명에서 8.6명으로 1.7명이 더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그동안 하락세가 계속됐던 1기 신도시가 리모델링 규제 완화와 세금감면 혜택 등의 수혜로 다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와 기존 주민들에게 환영할 만한 대책이 나오긴 했지만 이것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수직 증축 후 안전성 문제를 해결할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고, 현재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리모델링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수직 증축 시행에 따른 효과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차윤정 한국 리모델링협회 사무처장은 "주택법•건축법•국토의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리모델링의 진행을 저해할 수 있는 각각의 상충되는 법률을 주택 거래 활성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원도 대폭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면 내 집 마련을 하게 되는데 그 해답은 바로 모기지 제도다. 우선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30년에 걸쳐 천천히 갚아나가는 것으로 집값의 80% 이상을 대출해주기 때문에 집을 처음 사는데 자기 돈의 거의 들지 않는다.
 
이번 발표된 생애 최초 내 집 마련 지원 정책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의(LTV) 한도를 늘려 주고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를 은행 자율에 맡기는 것이다. 적용 금리도 시중 금리보다 낮게 책정해 튼튼한 직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대출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4.1 대책 발표 후, 그동안 침체됐던 분양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본격적인 봄 이사철 성수기 진입과 함께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의 분양물량이 쏟아지고, 몸값을 낮춘 미분양 단지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가 파격 할인이나 각종 혜택을 늘리면서 수도권 미분양단지들의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는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는 경우가 많고,
향후 시세 상승여력이 높기 때문에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주택시장이 개선되면 수도권 대형브랜드 미분양단지들이 가장 먼저 주목받을 것"이라며 "최근 3년간 수도권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신규공급부지가 부족한 점도 이유"라고 말했다.
 
양도세 면제 적용시점이 22일로 발표된 후, 수도권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수요자들의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건설사들도 이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모델하우스 운영시간을 밤 12시까지 연장하는가 하면
내집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단순히 대책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택시장의 수요기반을 튼실하게 다지기 위해서는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민생안정과 경기회복을 목표로 총 17조 3000억 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가운데 부동산 분야에 총 1조 4천억 원을 투입할 방침이 정해졌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신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이번 정책. 과연 어떤 효과를 낼 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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