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앵커 : 해외조세 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놓은 주요 재계 인사들 명단이 오늘 공개됐습니다. 경영자 협회장을 맡았던 OCI 이수영 회장 등 유력 총수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정치팀 김현우 기자 나왔습니다.
김기자, 오늘 뉴스타파에서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재계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 네,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공동으로 취재해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245명의 명단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은 1차로 일부만 발표했는데요.
이수영 OCI회장,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조욱래 DSDL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이들 중 이수영 회장은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이수영 회장은 친분이 있던 해외 은행의 영업을 도와주는 차원에서 해외 계좌를 만들었다고 해명했는데요.
뉴스타파는 이수영 회장이 지난 2009년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에서 부당이득을 얻은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페이퍼컴퍼니 설립시기가 2008년 4월로 부당이득을 얻기 6개월 전이기 때문입니다.
조중건 전 부회장은 부인인 이영학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습니다. 조 전 부회장 부부는 20억원 이상의 하와이 콘도 등 부동산을 자녀에게 상속할 때 증여세를 탈루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조욱래 회장도 증여세 없이 장남 조현강씨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 경영자협회 회장을 맡았고 윤리경영을 강조했던 이수영 회장이 명단에 있는 것은 충격적인데요. 아직 명단이 다 공개된 것은 아니죠? 그리고 지명도 생소한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 네, 페이퍼컴퍼니는 말 그대로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입니다.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후 회사 명의로 부동산을 거래하거나 해외 계좌를 개설해 자금을 운용하면, 세금을 쉽게 탈루할 수 있는데요.
버진아일랜드는 세율이 낮고 정부 감시가 소홀해 조세 피난처로 유명한 곳입니다.
명단에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탈세를 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사실 만으로 세금을 탈루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뉴스타파는 현재 245명의 한국인 명단이 있고 추가 취재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다음주 월요일 20명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앵커 : 다음주 월요일 20명이 더 공개되고 매주 추가 명단이 발표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사회적으로 어떤 파장이 있을까요?
기자 : 명단에는 누구나 아는 재벌 총수와 일가 등 사회 지도층의 이름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경제계 뿐 아니라 정치권 인사 등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벌 총수들의 대규모 탈세 혐의가 나타나면,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도 들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경영자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만 해도 강세였던 OCI주가는 뉴스타파 발표 이후 1%대 하락으로 마감됐습니다.
파장이 경제뿐 아니라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습니다. 우선 국내 거물급 정치인이 탈세와 관련될 수 있는데요.
이번에 발표된 조욱래 회장만 해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지간입니다. 또 이 전 대통령 집권 초기였던 2007 ~2008년에 한국인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이 가장 집중됐다고 합니다. 만약 거물급 정치인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됐을 경우 정치권에서 큰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경제민주화 추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기업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기업 경영자들의 탈세 비판이 커지면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은 여론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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