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6년 전 필리핀에서 한국 교포 사업가를 살해해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된 일당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김종호)는 30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모씨(49)에게 무기징역을, 공범 안모씨(46)에게 징역 18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은 우발적이고 엉겁결에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전에 충분히 의사를 모은 가운데 일심동체로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국외에서 총기를 사용해 2명을 살해하고 1명을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뒤 사체를 구덩이에 묻어 유기한 범죄로 죄질이 매우 중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씨가 비교적 주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지만 안씨의 유인 행위 역시 피해자들의 죽음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범행 가담정도가 약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씨와 안씨는 2007년 3월 공범 이모씨(45)와 함께 필리핀 현지에서 청소년 오락기기 사업을 하는 조모씨와 친척 김모씨를 유인해 금품을 빼앗은 후 살해해 암매장하기로 공모했다.
이들은 조씨 등을 유씨의 집으로 유인한 뒤 소음기를 장착한 권총으로 조씨와 조씨의 운전기사를 쏴 살해하고, 차량 1대와 25만페소(한화 약 500만원)을 빼았은 후, 김씨에게 "살려줄테니 1000만원을 내라"고 협박해 1000만원을 송금받고도 김씨의 어깨부위에 총탄 2발을 발사해 살해하려 했다.
그러나 부상당한 김씨는 총을 맞고 죽은체 하다가 유씨 등이 시체를 옮기며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포박을 풀고 탈출했다.
당시 유씨 등과 함께 범행을 주도한 이씨는 2010년 6월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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