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첨단소재' 관련 사업을 늘리면서 '탈정유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제마진 감소와 가스기반 저가 석유화학 제품이 늘어나면서 정유업계 실적의 양대 축인 '정유사업'과 '석유사업'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지난 2011년 30%를 기록했던 윤활유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이 최근 1%까지 하락했고, 과도한 PX 증설로 원료-제품 스프레드가 줄어드는 등 마진이 높았던 사업들이 최근 부진을 겪고 있다.
여기에 셰일가스 기반 석유화학 제품들의 공습과 에너지원이 석유에서 가스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정유업계는 수익성이 높은 첨단소재 산업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 FCCL라인 증설을 한 충북 증평의 SK이노베이션 공장 전경(자료제공=SK이노베이션)
국내 정유사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는 첨단소재 분야는 에너지 부문과 전자부문 등 두 분야로 압축된다.
에너지 산업 첨단 소재는 '이차전지'와 '태양광'에, 전자부문은 스마트 기기관련 회로기판에 집중적으로 투자되고 있다.
업계는 전기차 시장 불황으로 이차전지 관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다임러, 현대·기아차 등에 이차전지를 공급하면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리튬이온 2차 전지 4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음극제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3월 일본 최대에너지 회사인 JX NOE와 합작한 파워카본테크놀러지를 설립했고, 자체 개발한 음극제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경북 구미 산업단지 건설 중이다.
이정준 GS에너지 수석연구원은 "GS칼텍스로부터 양질의 코크스를 확보할 수 있어 우수한 성능의 소프트 카본을 자체 기술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며 "올해 말 공장이 완성되면 본격적인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S-Oil도 한국실리콘 지분 인수 등 에너지 사업부문 다각화를 위해 태양광 사업에 투자했다.
전자부문 첨단소재사업은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증평산업단지 내 연성회로기판(FCCL)공장 라인 증설 등을 통해 강화하고 있다.
FCCL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핵심 부품으로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 PC 수요량이 늘어나면서 연 평균 18% 이상 성장하고 있는 첨단소재 분야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사업부문 다각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며 "첨단소재 사업은 이제 막 시작한 상태로 실적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 정유사들 입장에서는 석유화학이나 첨단소재 사업도 중요하지만 정유사업부문 실적 회복 없이는 실적 반등이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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