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유명 차량의 내비게이션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려 거액의 부당이득을 얻은 일당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기소된 내비게이션 제작업체인 A사의 전 해외영업팀장 윤모씨(38)와 A사의 상해지점 대표 조모씨(46)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유출한 기술은 신차 '재규어 XJ'에 맞는 내비게이션 개발에 관한 것으로 A사와 재규어측이 이에 관해 기밀유지협약을 체결했으므로 '재규어 XJ'에 관한 정보는 A사만이 보유할 수 있는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타 회사가 비밀리에 개발하는 내비게이션에 어떠한 사양이 요구되고, 어떠한 기술 등이 사용되었으며, 그에 대한 상대측의 반응이 어떠한지 등에 관한 자료는 독립적인 경제적 유용성을 가진다"며 "여기에 일부 공지된 기술이 사용되었더라도 영업비밀에 해당함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같은 법리와 함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보면 피고인들이 공동피고인들과 A사의 내비게이션 관련 자료 유출을 사전에 공모하고 그에 따라 유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인들에게 영업비밀누설의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A사로부터 내비게이션을 납품받아 판매해오던 G사 대표 김모씨는 A사가 재규어랜드로버 차량에 장착하기 위한 신형 내비게이션을 독자 개발해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 비밀을 빼내 자신들이 직접 이 내비게이션을 생산·판매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김씨는 G사 임원들을 통해 내비게이션 판매수익을 일부 나눠준다는 조건으로 윤씨와 조씨를 포섭하고 2009년 3월부터 1년 동안 A사의 내비게이션 제작 관련 영업비밀을 빼낸 뒤 A사가 개발 중인 내비게이션과 동종의 제품을 중국에서 제작·판매해 거액의 이익을 가로챘다.
김씨와 윤씨 등은 이후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공모관계에 있는 김씨와 G사 임원들은 원심에서 징역 1년에서 1년4월을 선고받아 각각 확정됐고, 윤씨와 조씨 역시 원심에서 징역 1년4월과 징역 10월을 각각 선고받은 뒤 상고했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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