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광학용 필름 강화로 실적 회복을 꾀하고 있지만, 목적 달성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광학용 필름은 특화된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기술력에 엔저로 가격경쟁력까지 더한 일본기업들이 크게 약진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여기에다 공급과잉까지 우려되면서 효성과 코오롱, 양사가 예상한 기대효과까지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는 분석이다.
효성(004800)은 지난 3월 신화인터텍을 인수하면서 수직 계열화에 성공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수까지 시간이 지체됐다. 지난해 말 신화인터텍 인수를 결정했지만, 올 3월이 돼서야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인수를 일단락지었다.
효성은 신화인터텍이 제조해 판매하는 액정표시장치(LCD)에 쓰이는 백라이트(BLU)용 광학 코팅 필름의 원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신화인터텍 인수로 주요 고객사를 통한 판매 확대 효과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제품을 생산하고, 다시 고객사에 납품하는 등 일련의 과정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외형적 수직 계열화에는 성공했지만 본격적인 시장 침투까지는 조직 재정비 등 내부전열부터 가다듬어야 한다는 얘기. 한마디로 선결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 판매량 증가에 따른 광학용 필름 시장은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꼽힌다"면서도 "효성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의 필름 부문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면서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PET 필름 호조에 기업들의 증설이 이어지면서 공급과잉에 지난해 영업이익이 절반 가량으로 급락했다.
코오롱인더는 단기간 이익에 집착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광학용 필름 증설을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PET 필름 공정을 광학용 필름으로 변경, 올 3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란 기대를 내놨다.
증권가에서도 2분기보다는 3분기를 주목하는 기류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필름 부문은 지난 1분기 대비 큰 변동이 없어 보인다"며 "2분기 말부터는 고부가 가치 광학용 필름 판매량이 확대되면서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효성과 코오롱, 양사 모두 광학용 필름 부문을 강화하고 나섰지만 가장 큰 복병은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들의 약진이다. 지난해 11월 달러당 엔화 환율이 85엔에 불과했던 일본 엔화가 지난달에는 100엔을 돌파하는 등 100엔 언저리에서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만만치 않은 기술력을 과시하던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하면서 국내 광학용 필름 시장에 거침 없는 공세를 펼치는 상황.
업계 관계자는 "광학용 필름은 고부가가치 제품이지만 그만큼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회복세를 점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기 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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